메르켈 총리, 오바마 대통령에 ‘도청 의혹’ 해명 요구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의 전에 없던 강력한 대응은 슈피겔의 취재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독일 정보기관의 조사를 통해 미국 정부에 직접 항의할 만한 타당한 증거를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테판 시버트 총리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메르켈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평소와 달리 격노한 목소리로 비판하며 설명을 요구했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러한 관행은 (양국 간) 신뢰를 파괴하는 것이고 즉시 중지돼야 한다 말했다”고 밝혔다. 시버트 대변인은 또 “이미 몇 달 전에 독일을 상대로 한 도청 관행 여부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며 “독일은 답변을 듣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왔다”고 덧붙였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공보관은 “메르켈 총리의 휴대폰을 도청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도청한 적이 없으며 할 계획도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 정상은 시민의 사생활 보호와 국가 안보 보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양국 정보기관의 계속적인 협력 강화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항의는 독일뿐만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로 프랑스 정·재계 인사 전화통화 도청 의혹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NSA가 지난해 프랑스인들의 전화와 문자메시지 내용을 감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언론도 NSA의 도청 의혹을 보도하는 등 미 정보기관의 사찰 의혹에 항의하는 국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당분간 스노든 사건의 후폭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