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우려의 실체와 대안’ 토론회 열려
새누리당 김정록 민주당 최동익 의원 국정감사 이유로 토론회 불참
정부와 장애계가 ‘장애등급제 폐지’ 해석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서 열린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우려의 실체와 대안’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장애계 관계자들은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이승기 성신여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번 토론회에는 박경석 정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조한진 대구대 교수, 최승철 한국장애인개발원 부장, 최기전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사무관이 토론자로 나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2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장애인등급제를 2017년까지 폐지할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애인정책 국정과제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계획에 따르면 현행 1~6등급으로 나뉜 장애등급을 2014년까지 2~3개로 단순화하고, 2017년까지 장애등급제를 전면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박경석 대표는 “‘폐지’라는 단어를 복지부와 장애계가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정확한 해석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조한진 교수 역시 “2017년 장애등급제 폐지안을 내 놓은 것은 정부인데 수개월이 지나도 그 다음 논의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며 “정부의 정책 시행 의지에 대해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최기전 사무관은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를 확정했다고 밝힌적은 없다. 폐지는 하나의 대안이기 때문에 ‘폐지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이는 현행 등급제가 달라져야한다는데 뜻을 모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논의하다가 나온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장애인들로부터 등급제 폐지를 우려하거나 걱정하는 민원 전화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정책에 대한 장애계의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장애등급제 폐지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어떤 과도기적 단계를 거칠 것인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철 부장은 ‘단계적 폐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등급제 폐지에는 궁극적으로 동의하지만 제도 폐지 후 어떤 상황을 맞닥뜨릴 것인지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하면 오히려 등급제 폐지가 장애인들에게 해를 입힐 수 도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도기적 과정으로 등급을 1~6급이 아닌 경·중증으로 나눠 정책을 시험해 볼 것을 제안했다.
박경석 대표와 조한진 교수는 장애 등급을 6등급으로 나누든 2~3등급으로 나누든 장애인들이 받을 사회적 낙인은 똑같은 것이라며 ‘단계적 폐지’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박 대표는 “그렇게 되면 등급제를 수정하는 것이지, 등급제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낼 때 ‘폐지’라는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번 토론회는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실, 민주당 최동익 의원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공동주최했다. 김정록, 최동익 의원은 국정감사를 이유로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