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여성고용률·유리천장 병폐 해소부터… 워킹맘 행복지수 높일 방안 강구해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함께 발표한 ‘2013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4.3%로 남학생의 68.6%를 앞질렀다. 이 같은 추세는 2009년 이후 계속된 현상인데, 전문대학과 4년제 이상 모든 대학에 해당되고, 나날이 남녀 간 진학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반면 대졸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3.9%로 해마다 한 자릿수 증가를 보이긴 하나 대졸 이상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89.5%보다 무려 25.6%p 뒤처진다. 전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49.7%가 남성의 73.3%보다 20% 훨씬 넘게 낮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게다가 2012년 현재 5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 평균임금(195만8000원)은 남성 평균임금(287만8000원)의 68.0% 수준에 불과해 성별 임금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 결혼, 육아, 임신·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여성은 기혼 여성 중 20.3%로 이 또한 나날이 증가 추세다. 경제 수치 하나만 봐도 우리 사회는 여성인력에 상당히 비효율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당사자인 여성은 물론 사회도 정녕 원하지 않는 결과일 것이다.
2012년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30대 공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0.6%에 불과하다. 공기업 채용 신규 인원 4270명 중 3201명(75%)이 남성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출발선에서 이 같은 결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최근 미국의 한 기업 분석기관인 GMI레이팅스가 한국의 1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 비율은 1.9%, 조사 대상 총 45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
여성할당과 고위직 진출의 효과가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정·관계 역시 기업의 여성 인재 회피 현상과 맥을 같이한다. 박근혜정부도 10월 현재 대선 당시 내건 ‘여성 혁명’ 공약 연장선상의 적극적 여성 인재 등용과는 거리가 멀다. 청와대를 비롯해 중앙부처, 외청 등 45개 기관의 장·차관, 실·국장 등 고위 공직자 총 221명 중 여성 고위직은 5명, 2.26%라는 옹색한 수치다. 공천제를 적용할 수 있는 국회·지방의회에서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제가 없었더라면 아직까지도 여성의 정치진출률은 한 자릿수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업주부가 722만 명, 15세 이상 노동인구 6명 중 1명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여성의 경력단절 해소를 위한 대안에 몰두하고 있는 것과 반비례해 드러난 결과는 사뭇 비관적이다.
한시적으로라도 여성의 사회 진입 장벽을 낮출 남녀동수제가 절실하지만 이와 함께 유리천장을 해소할 적절한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이 과감한 조치 역시 절름발이 정책에 불과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여성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일·가정 양립 지원 등 특단의 지원책도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근 일련의 조사를 통해 드러나듯 워킹맘은 상대적으로 전업주부에 비해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여성이 처한 딜레마를 최대한 해소하면서 여성인력의 지속발전 가능한 활용을 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난 대선에서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외친 ‘국민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