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비해 0.29점 높아져
대한민국 워킹맘들은 고통스럽다. ㈔여성·문화네트워크와 여성신문이 여성가족부 후원으로 조사한 ‘워킹맘 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3.33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04점보다 0.29점 높아져 일·가정 양립정책 확대에도 불구하고 워킹맘의 고통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워킹맘 고통지수’는 워킹맘의 어려움을 1단계부터 5단계로 5점 척도로 지수화한 것으로 워킹맘 10명 중 7명 이상이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조사는 가정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 개인생활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지난 9월 전국의 워킹맘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워킹맘의 고통이 가장 높은 영역은 ‘사회생활 고통지수’로 3.56점, 그 다음으로 개인생활 고통지수 3.38점, 가정생활 고통지수 3.37점, 직장생활 고통지수 3.00점이었다.
전반적으로 30대가 40대보다 부문별 및 전체 고통지수가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서울 거주자, 막내 자녀 나이가 5세 이하, 주당 근로시간이 긴 정규직 30대 워킹맘의 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퇴근 후에도 쉴 수가 없다
가정생활 영역에서 가장 고통지수가 높은 항목은 ‘퇴근 후 휴식 정도’(3.92점)로 워킹맘들은 퇴근 후 집에서 가사와 육아로 쉴 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집안일 분담 정도’ 3.87점, ‘육아 분담 정도’ 3.86점, ‘육아의 충실도’ 3.60점, ‘직장으로 인한 가사 충실도’ 3.35점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9개 세부 항목 모두 고통지수가 높아졌다.
직장에서 휴가 내기 눈치 보인다
직장생활 부문에서는 가장 고통지수가 높은 항목은 ‘개인적인 휴가의 자율성’(3.40점)이었다. 이어 ‘워킹맘은 직장에 충성하기 어렵다’ 3.23점, ‘조퇴나 업무 조정의 양해’ 3.20점, ‘정시 퇴근’ 3.03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 영역 역시 지난해 결과와 비교해 보면 9개 세부 항목 모두 고통지수가 높아졌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항목은 ‘잦은 회식으로 인한 부담 여부’로 0.50점 높아졌다. 이어 ‘워킹맘으로 인한 직장 내 차별 여부’ ‘정시 퇴근’ ‘조퇴나 업무 조정의 양해’ 등의 순으로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워킹맘들이 자녀의 질병, 집안 대소사 등으로 인한 시간 활용, 휴가의 필요성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가정 양립 정책 지원이 아쉽다
사회생활 영역에서 가장 고통지수가 높은 항목은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의 정책적 지원’(4.09점)이며, 이어 ‘직장생활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4.03점, ‘지역사회 활동 참여에 대한 어려움’ 3.78점, ‘일상생활 서비스 활용 어려움’ 3.75점, ‘자녀와 관련된 정보 취득 취약성’ 3.67점 순이었다. 워킹맘들은 여전히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지원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해 결과와 비교해 보면 사회생활 부문의 각 세부 항목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인 가운데 ‘워킹맘이 활용하기 편리한 서비스의 보편화’ -0.20점, ‘국가의 보육서비스 제공 시 출산 의향’ -0.13점 등은 고통지수가 소폭 낮아졌다. 반면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인 항목은 ‘자녀의 사회성 영향 여부’ 0.25점이었다.
육체적으로 몸이 축나는 걸 느낀다
개인생활에서 가장 고통지수가 높은 항목은 ‘육체적 어려움’으로 3.94점이었다. 이어 ‘가정경제의 향상 정도’ 3.69점, ‘육아와 직업의 우선 정도’ 3.63점, ‘직장과 가정생활 병행에 대한 만족도’ 3.27점, ‘자녀의 진학과 관련한 부담감’ 2.95점 순이었다. 지난해 결과와 비교해 보면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며, ‘직장과 가정생활 병행에 대한 만족도’ 0.30점, ‘자녀의 진학과 관련한 부담감’ 0.26점 등이 비교적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안정되면 아이 더 낳을 수 있다
워킹맘들은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 환경으로 ‘고용 안정’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합리적 양육·교육 비용’,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 보장’ ‘가족돌봄휴가 보장 및 확대’ 순으로 조사됐다.
고용 안정을 1순위로 꼽은 워킹맘은 서울 거주자, 고졸 이하, 근로 일수가 적고 월평균 소득 100만~199만원인 비정규직 취업자 형태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합리적 양육·교육 비용을 1순위로 꼽은 응답은 30대, 대학원 졸 이상, 근로 일수가 많고 월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인 정규직 취업자 형태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여성·문화네트워크에서는 워킹맘 고통지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22일 안산시, 동두천시를 시작으로 워킹맘 리더십교육 ‘워킹맘이 힘이다’를 전국 6개 시·도에서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