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경의 우생순]⑩‘여성 스포츠 리더’라는 단어가 불편한 이유
[임오경의 우생순]⑩‘여성 스포츠 리더’라는 단어가 불편한 이유
  • 임오경 /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
  • 승인 2013.10.14 22:00
  • 수정 2013-10-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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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주최한 ‘여성 스포츠리더 양성 과정’ 수강생들과 함께.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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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8월, 나는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주최하는 ‘여성 스포츠 리더 양성 과정’에 들어간 것이다. 커리큘럼은 훌륭했다. 스포츠 윤리와 조직관리 등 여성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전문지식과 이미지 관리, 매너, 소통리더십, 갈등관리 등의 교양지식을 배우기로 돼 있었다. 시즌 중이고 박사논문 준비, 협회·방송 활동 등으로 바빴지만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 여기고 격주 6회 강의를 듣기로 결심했다.

교육생은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 출신들이 많았다. 그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박찬숙(농구), 이은경(양궁), 정성숙(유도), 김소희(빙상) 외에도 훌륭한 인재 9명을 포함, 총 14명이 함께 수업을 들었다.

우리는 그동안 여성 스포츠인으로 살아왔던 힘든 과거사를 토로하며 눈물을 머금기도 했다. 강연장은 그야말로 성토의 장이 됐다. 어느 종목이랄 것 없이 여자 선수가 우수한 성적을 내더라도 그가 지도자의 길을 가기란 쉽지 않은 구조라는 데 모두 입을 모았다. 나는 현직 감독으로서 여자팀 단체 구기종목 지도자에 여자 감독이 얼마나 필요한지, 결혼과 출산 때문에 은퇴할 수밖에 없는 여자 선수들의 현실을 호소했다. 또한 오로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다 지도자가 돼 세상 물정 모르는 현장 지도자들을 보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수 때부터 사회에 대한 적응력 교육을 시켜줘야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했다. 

그런데 문득 화가 났다. 여성끼리 ‘성토’를 하고 경쟁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결국 우물 안 개구리 신세일 뿐이다. 여성들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봐주는 주인공이 없는데, 즉 아직까지는 여성들을 평가하고 심판할 사람들은 남자들인데 여성 리더가 아닌 남녀 통합 리더과정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됐다. 어쨌든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남자들이 아닌가.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그들이 여성 스포츠인들의 고충을 이해해 줘야만 정책이나 제도가 마련될 수 있지 않나. 아무리 여성 스포츠 리더를 만들어 놓으면 무엇 하겠는가. 그들이 적재적소에 등용돼 활동할 만한 자리가 없는데…. 

생각해 보니 비단 스포츠 리더 양성 과정만 그런 게 아니다. 여성 대통령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 이곳저곳에서 여성 인재 육성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는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가 아닌가. 굳이 ‘여성’이라는 글자 따로 붙여, 특혜 받는 것처럼 오해 받으며 포장하지 말고, 기존에 있는 프로그램에 여성들을 더 많이 모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녀가 함께 배우며 그 안에서 서로 경쟁하고 인정받고 인정해 준다면, 그게 바로 소통이고 진정한 의미의 리더 양성이 아닐까.

*임오경의 우생순은 이번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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