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출신의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61)이 30일 올해 2월 임신 중 과로로 순직한 이신애 중위(28)와 관련해 “그분에게도 상당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 원통리의 최전방 부대에서 만삭의 몸으로 혹한기 훈련 준비까지 하는 등 과로로 숨진 이 중위에 대해 육군에서 순직을 인정키로 했음에도 이 중위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기호 최고위원은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두고 경기도 수원 공군제10전투비행단을 방문, 여군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중위가 임신 중 상태를) 일절 얘기를 안 했다”며 “본인이 어찌 처신하느냐가 중요하다. 남성들은 임신한 부인의 상태를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한 최고위원은 “(해당 부대에) 왜 초과근무를 많이 시켰느냐고 물었더니 (이 중위가) 남편이 없는 상태에서 과외수당을 받기 위해 나왔다고 들었다”며 “자신이 몸 관리를 할 입장인데 다른 데 연연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중위는 병원에 가라고 했는데 괜찮다며 안 갔다고 했다”며 “남자 군인은 여군들의 신체 변화에 대해 잘 모른다. 스스로 숨기거나 자기관리를 안하면 자신의 손해다. 특히 임신하고 몸 관리를 해야 할 여군은 자신의 몸 상태를 남성 지휘관에게도 숨김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 의원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이 중위를 비롯해 여군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한 셈”이라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며 “남자인 지휘관들이 여군의 임신 중 몸 상태를 잘 모를 수 있으니 보다 적극적으로 말하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월 당시 임신 7개월이던 이 중위는 강원도 최전방에서 근무 중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순직 인정을 거부했던 육군본부는 지난달 1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순직 인정을 권고한 것이 알려지자 재심의를 열어 이틀 뒤인 12일 순직 처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