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경의 우생순]⑨체육 지도자를 위한 논문을 쓰다
[임오경의 우생순]⑨체육 지도자를 위한 논문을 쓰다
  • 임오경 /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
  • 승인 2013.10.01 10:03
  • 수정 2013-10-03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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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핸드볼협회

20세 때였다. 실업팀에서 뛸 것이라는 주위의 기대를 뒤로하고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대학생이 되느냐, 연봉이 높은 실업팀 선수로 뛰느냐의 갈림길에 있었지만 별 고민 없이 학교를 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운동 못지않게 공부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진출한 후에도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배운다는 것은 내가 코트에서 골을 성공시키는 것만큼 큰 기쁨이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활동할 때 히로시마 대학원에 잠깐 진학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 겸 감독으로 뛰고 있으면서 공부할 시간까지 갖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에 그만뒀다. 후회는 없었다. 언젠가는 다시 공부를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꿈은 2008년 한국에 와서 이뤄졌다. 선수로 뛰지 않으니 석사 공부를 할 여유가 생긴 것이다. 2년 만에 석사를 따고 박사 공부를 시작했다.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는 ‘지도자들의 구술사, 현상학 분석으로 본 한국 여자핸드볼’이었다.

[img2]논문의 내용은 한국 여자핸드볼이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 지도자들의 의지가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위해 세계 정상을 이끈 지도자들과 대표팀의 여정을 추적해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한 한국 여자핸드볼의 현장 지도자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도자들의 역할이 팀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체육사적 성과를 일구어내는 과정을 탐구한다. 

스포츠 종목 중 감독의 리더십은 구기종목일수록, 단체 경기일수록 그 중요성이 커진다. 핸드볼 역시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지도력은 게임의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개인 컨디션만 주로 관리하지만, 감독은 신경 쓸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기가 있을 때만이 아니다. 감독은 경기가 없을 때 선수들과의 신뢰를 쌓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논문에서는 지도자를 유형별로 구분해 그들의 지도력을 분석, 어떤 지도·훈련 방법이 효율적인지 정리할 예정이다. 

이 논문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마음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만들어낸 한국 지도자들의 훈련 및 지도방법을 분석하고, 자료화해 힘든 여정의 길을 가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나아가 그들이 한국 여자핸드볼을 세계정상의 팀으로 만들기를 바랐다. 결국, 비인기 종목 핸드볼의 그늘에서 벗어나 인기 종목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많은 후배들이 지도자의 길을 걷는 데 이 논문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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