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
출마, 가족, 일상 등 현재 생각 털어놓아
힐러리 클린턴은 유력한 미국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동안 수많은 억측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켰던 그가 국무장관 퇴임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 힐러리 클린턴은 9월 2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 대한 생각과 일반 시민으로 돌아간 최근의 일상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번 기사에는 인터뷰뿐만 아니라 힐러리 측근의 의견도 함께 실렸다.
차기 대선 출마에 긍정적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은 이번에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나는 실용적이며 현실적인 사람이고 미국을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정책을 대변하기 위해 어떤 지위에서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식 출마 결정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대선이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이런 질문이 미국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결정을 서두르지 않는다. 이는 가볍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며 급하게 결정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퍼스트레이디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멜란 버비어는 “힐러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서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고 ‘여기서 무엇이 잘못됐지?’라며 끊임없이 분석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의 오랜 친구인 한 측근은 “그의 마음속에선 이미 출마를 한 상태지만 동시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자신을 설득하고 있다”면서 “출마는 반드시 할 것이고 이는 이미 나온 결론”이라고 말했다.
작아지는 빌 클린턴의 존재감
클린턴 부부는 이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치인 커플이 됐다. 뉴욕매거진은 “힐러리의 국무장관 재임은 좀 더 사적인 목적이 있다”면서 “이 기간으로 인해 부부 간 권력의 균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08년 민주당 경선 당시 클린턴의 선거캠프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아내와 함께했고 그런 모습 때문에 선거캠프에는 ‘클린턴스’(클린턴 부부)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클린턴이 국무장관에 취임하고 난 후 그의 주변에서 빌 클린턴의 존재는 사라졌다. 당시 국무부 내 측근이었던 한 인물은 “클린턴이 회의에서 우연히 남편의 이름을 언급하기라도 하면 주변이 혼란스러워졌다”면서 “‘빌이 누구지?’라는 질문이 들리다가 ‘아, 대통령말이구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곤 했다”고 회고했다.
빌 클린턴은 최근 아내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2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힐러리는 그 문제에 대해 누구와도 어떠한 딜도 없었다고 말할 것”이라며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고 답변했다.
공직서 떠나 평범한 일상 즐기고 있어
현재 클린턴 부부는 10여 년 만에 부부 모두 공직에서 떠나 일반 시민으로 돌아온 상태. 힐러리 클린턴은 현재 평범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 시절 부부는 자주 전화통화는 했지만 같은 나라에 머문 적도 거의 없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는 “지난 몇 년간보다 이 몇 달간 부부가 훨씬 많은 시간을 집에서 함께 보내고 있다”면서 “함께 개를 보며 웃거나 영화를 보고 산책이나 수영을 하며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여유로움을 맘껏 즐기고 있는 듯하다. 그는 “지난 20년간 외줄타기 같은 인생을 보냈고 개인 시간이나 삶을 스스로 컨트롤하기를 갈망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편안하고 즐거운 일을 하다가 내 삶의 대부분을 바친 일터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기분을 전했다.
‘클린턴 월드’라 불리는 클린턴 가족에서 최근 떠오르는 제3의 인물은 외동딸인 첼시다. 클린턴 부부는 재단에 딸의 이름을 넣어 ‘빌, 힐러리, 첼시 클린턴 재단’으로 바꾸고 가족의 이름으로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행사 등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첼시의 정계 진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단 내에선 갑작스러운 첼시의 등장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