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 통해 ‘운동권 정당’의 한계 고민

 

cialis coupon free prescriptions coupons cialis trial coupon
cialis coupon free prescriptions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저는 운동권 정당의 한계를 NL-PL 노선의 대립이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중략) 모두들 그런 대립이 역사적 시효를 다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진보 정당이 운동권 정당의 한계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그런데도 그것이 극복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운동권 정당’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의 핵심이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의 파장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요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최근 출간한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것’(웅진지식하우스)에 드러난 자기고백과 자성은 직접적 언급은 에둘러 피하고 있지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심 의원은 1980년 서울대 최초의 총여학생회를 만든 것을 비롯해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전개하며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한 것으로 9년간 수배생활을 겪고, 2000년 민주노동당(민노당) 창당의 주역이 됐다. 이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노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 진보 정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이런 그의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라는 외침은 진보 정당의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대변한다.

그에 따르면, 진보 정당은 2007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결정적으로 놓쳤다. 한때 정당 지지율이 20%에 달했던 민노당은 대선 참패(71만2121표·지지율 3.0%)의 후유증으로 분당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대안 정치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걷어차버렸다. 동시에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대의명분도 약화됐다. 밖으로는 노동자들이 지지를 유보하거나 철회함으로써 핵심 지지기반이 와해되기 시작했고, 안으로는 정책을 통한 진보 정당만의 차별화 전략이 실패하면서 진로와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위기를 겪고 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바로 “진보 정치세력 자체”라고 단언하며 자신 역시 “이 상황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 중 한 명”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2007년 대선 이후 민노당 비상대책위 혁신안이 부결되면서 진보신당을 창당했지만, 2011년 진보 대통합 논의 과정을 거쳐 다시 통합진보당을 창당했고 “이것이 진보 정치의 마지막 시도”라고 절박하게 확신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투표 사태가 터지면서 절망하고 만다. 그 역시 비난의 화살은 피해갈 수 없지만 스스로 겪은 일련의 시행착오는 진보 정당이 제3 대안 정당의 위치조차 안철수 의원(무소속)에게 내준 현재의 척박한 입지에 대해 성찰할 거리를 던져준다.

특히 종북 논란 등으로 첨예한 북한과의 관계 맺기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민의 안보불안 심리, 보수 정치권의 색깔 논쟁에 휘말리거나 빌미가 잡힐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회피하지 말고, 정면 대응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 옹호와 통일 지향에서 멈추지 말고 더 나아가야” 하기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갖추고, 국민에게 더욱 확고한 지지를 받아야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맥락에서 “북한에 대한 온정주의는 오히려 한반도 평화에 방해가 되지 득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온정주의적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남북의 파트너십이 더 강화되거나 실질적 개선이 이뤄지는 것도 아닐 뿐더러 온정주의적 태도 자체가 국민에게 정체성의 뿌리를 의심받는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논리에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개혁될 수 있는 보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각인했기에 승리했다고 분석하는 그는 “보수의 실력에 대해, 그것의 정체에 대해” 너무 무지했음을 고백한다.

“보수를 무조건 경멸하면서 진보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뼈아픈 자성은 향후 진보 정당의 행보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