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 바첼레트 전 대통령 이어 보수우파 여성 후보 등록
“여-여 대결보다 다른 비전의 후보 대결로 봐달라”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칠레에 다시 한 번 여성 대통령 탄생이 확실시됐다. 유엔여성(UN Women) 총재직을 사퇴하고 대통령에 재도전한 미첼 바첼레트(중도좌파연합) 전 대통령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집권세력이 포함된 보수우파연합의 후보인 에블린 마테이 전 노동장관도 최근 후보 등록을 마쳐 여-여 대결을 확정지었다.

 

미첼 바첼레트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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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바첼레트 후보 <출처 :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 michellebachelet.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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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마테이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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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마테이 후보 <출처 : 선거캠페인 웹사이트 www.evelyn2014.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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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첼레트는 2006년 3월 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돼 2010년 3월까지 집권했으며 대통령 연임 금지 규정으로 재선 도전의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당시 87%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마테이는 현 집권당인 독립민주연합(UDI) 소속으로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고 있는 여성. 보수우파연합의 유력 후보들이 잇달아 사퇴하면서 세 번째로 내세운 후보다.

두 번째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앞두고 있지만 이것이 칠레 여성의 지위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칠레 여성들이 선거권을 가지게 된 것은 1949년으로, 1952년에야 비로소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다. 국회 내 여성 의원의 비율은 12.7%로 라틴아메리카 국가 평균인 22.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바첼레트 정부 시절 여성들의 정치 진출 확대를 위한 할당제가 발의됐다가 의회에서 기각되기도 했다.

때문에 일부에선 여성들의 대결이 된 이번 대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바첼레트는 최근 외신기자 회견에서 “양 진영의 대선 후보가 모두 여성이라 성 차별적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남성들만 후보로 나왔을 때는 그런 발언을 한 사람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며 “여성 후보끼리 대선에서 겨루게 된 것은 기쁘지만 비슷한 두 여성의 대결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전혀 다른 비전을 가진 후보들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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