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만에 1000% 성장...1만여 명이 약 1500회 만남 가져
루브르 1000번 가본 남자와 떠나는 미술관 순례,
결혼 9개월 차의 결혼 비법 등 기발한 강연 프로그램

 

한상엽 위즈돔 대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유명 강사의 강연은 가슴에만 남지만 우리 강연은 몸에 남는다. 일방 소통과 쌍방 소통의 차이”라고 말했다. ⓒ위즈돔 제공
한상엽 위즈돔 대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유명 강사의 강연은 가슴에만 남지만 우리 강연은 몸에 남는다. 일방 소통과 쌍방 소통의 차이”라고 말했다. ⓒ위즈돔 제공
‘인맥’은 자산이다. 최근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기회가 우리 돈 11억2000여 만원에 낙찰됐다. 고작 점심 한 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 한 시간이라도 누구와 보내느냐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그러나 재력과 학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좋은 스승과 인맥조차 얻기 힘든 세상이다. 한상엽(29) 위즈돔 대표는 이러한 인맥 양극화를 강연과 모임으로 해소하겠다며 창업에 뛰어들었다.

“제 인생의 굵직한 변곡점에는 항상 가족과 선후배, 친구가 있었어요. 그들이 해준 말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예요.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 누구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죠.”

그렇게 그는 지식과 경험을 거래하는 플랫폼인 위즈돔(www.wisdo.me)을 세상에 내놨다. 삶의 지혜가 필요한 사람에겐 멘토를, 업무 노하우가 필요한 사람에겐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하고 1년 만에 1000% 성장하며 12일까지 1만690명이 위즈돔(강연)을 통해 1451번의 만남을 가졌다.

“투자를 받기 위해 만난 분들 대부분이 무형의 자본인 경험과 지혜에 어떻게 가치를 매겨 팔 수 있는지, 이게 어떻게 돈이 되는지 이해를 잘 못 했어요. 유명인도 아닌 평범한 사람의 강연을 누가 듣겠느냐며, 창업을 말리는 분도 계셨죠. 그런데 전 확신이 있었어요. 유명 강사의 강연은 가슴에만 남지만 위즈돔 후기를 보면 강연이 몸에 남아요. 일방 소통과 양방 소통의 차이죠.”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쏟아놓는 대규모 강의보다 3~6명 정도의 소수의 만남을 통해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위즈돔 사이트에는 전직 항공사 직원이 말하는 항공사 이야기, 루브르 1000번 가본 남자와 떠나는 유럽 미술관 순례, 결혼 9개월 차 선배가 들려주는 결혼 비법 등 다양한 강의가 개설돼 있다. 대부분 가까운 지인이 아니면 알기 어렵거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들을 수 있던 이야기를 1만~1만5000원 정도만 내면 이들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위즈돔의 수익은 수수료(강연 참가비의 30%)와 행사 기획에서 절반씩 나온다. 한 대표는 “현재 한 달간 이뤄지는 강연이 130여 건인데, 이 숫자가 300건으로 올라간다면 매출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사이트에서 다양한 기능을 시험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연세대 재학 시절부터 창업에 나섰다. 사회적기업 창업의 산실로 평가받는 사회적기업 대학생 동아리 넥스터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시스템을 배우려고 1년6개월간 대기업 회사원으로도 일했다.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그는 연봉 1200만원을 받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성공이라는 것이 지위나 권력, 명예, 돈이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잘할 때 오는 것이 진짜 성공 같아요.”

한 대표는 지금 또 다른 위즈돔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현재 위즈돔에 아카이빙(archiving·기록 저장)된 강연자들이 500여 명인데, 5년이나 10년 뒤 이들이 수천, 수만 명이 되면 ‘사람 도서관’을 만들고 싶어요. 만나고 싶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도 위즈돔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그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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