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엘리시움’에서 조디 포스터(사진)가 맡은 역할이 원래는 남자 역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맷 데이먼과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엘리시움’은 22세기를 배경으로 버려진 행성 ‘지구’와 상위 1%를 위한 인공위성 거주지 ‘엘리시움’이라는 두 개의 세상에 사는 인류의 생존 전쟁을 그린 공상과학(SF) 액션 영화다. 독창적인 데뷔작 ‘디스트릭트 9’으로 SF 팬을 놀라게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닐 볼룸캠프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조디 포스터가 맡은 역할은 ‘엘리시움’의 국방부 장관인 델라코트 장관. 인류의 마지막 유토피아라고 믿는 엘리시움을 수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으로 지구 주민을 구하기 위해 엘리시움을 개방하려는 맷 데이먼(맥스 드 코스타)과 대립한다. 그런데 조디 포스터의 카리스마가 돋보인 이 역할이 불룸캠프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서는 여자가 아닌 남자 역이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연예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보도에 따르면 볼룸캠프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을 끝냈을 때 갑자기 델라코트 장관이 여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쳤고 제작자 사이먼 킨버그와 함께 역할에 맞는 여배우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조디 포스터는 리스트에서 앞 순위에 있었지만 불룸캠프 감독은 포스터가 이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불룸캠프 감독은 조디 포스터와의 첫 미팅에서 포스터가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 9’을 보았다면서 출연을 승낙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정말 말도 안 되는 멋진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조디 포스터가 원래 남자 역이었던 배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개봉돼 호평을 받은 영화 ‘플라이트 플랜’의 주인공 카일 플랫 역도 원래는 남자 역이었다. 3만7000피트 상공의 비행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 영화로, 포스터는 남편의 장례식을 위해 딸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감쪽같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항공 엔지니어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원래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사투를 그린 영화였다고 한다.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birdy@womennews.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