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중 지역사회와 연대
지역화폐 성공시켜…
가을부터 대학 정교수로 강단에
30대 후반인 지난 2008년 결혼한 직후 경영학도인 남편과 함께 일리노이주립대(어바나섐페인 소재) 대학원 과정에 입학한 그는 5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올 9월 가을학기부터 뉴저지 라마포대학(Ramapo College) 정교수로 강단에 선다. 주 전공은 대안경제. 그는 1997년 여성연합 활동가로 합류, 환경·노동·정책·대안사회·국제연대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틈틈이 사회학, 정치학, 사회복지학 3개 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운동이 성공한 배경에는 주민 대부분이 교수, 학생, 전문가라는 인적 자원이 뒷받침됐다. 우리 단체만 해도 지역 아티스트가 자원봉사로 화폐 디자인을 해준 것을 비롯해 홈페이지(www.ucsmiles.org)를 꾸려가고 지역화폐를 쓰는 지역 상점을 비디오로 촬영하는데, 전직 교정교열자, 방송 PD가 자원봉사하고 있다. 외부가 아닌 우리 지역 안에 이미 많은 인적자원이 잠재해 있다는 게 우리 운동의 철학이기도 하다. 지난 5월 UC Smiles 사용 현황 조사 결과, 지역 내 72개 가게가 우리 화폐를 받고 있고, 4개 지역 가게가 교환소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만8000달러의 UC Smiles가 유통됐다. 특히 UC Smiles를 받은 상인들의 40% 이상이 매출이 늘었고, 60% 이상이 고객과의 연대감이 높아졌다고 응답해 보람을 느낀다.”
그는 “지역화폐 운동이야말로 지역 내 고용 창출과 자본을 늘리면서 지역주민 간 관계와 신뢰를 증진시킴으로써 지역을 살리는 운동”이라며 “착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직접 고민하게 하는 운동”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나 그의 운동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저들의 운동은 결국 실패할 거야”란 지역 터줏대감의 비아냥거림을 수시로 들어야 했고, 그동안 호의적이던 시청 관계자로부터 “좋은 운동이긴 하지만 지역 내 갈등을 유발하니 운동을 중지해달라”는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맨땅에 헤딩” 하는 느낌이었지만 반면 “이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한 현장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어” 유익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위 선배들은 갖은 어려움 끝에 여성단체를 만들고 리더십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그러나 후배인 우리 세대는 그처럼 조직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꾸려가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운동을 통해 선배들의 경험을 다시 밟아가는 느낌이라 더욱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비판을 넘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가는 운동이라 정말 행복하다.”
그의 가까운 미래의 꿈은 강력한 여성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여성경제세력화운동을 벌이는 것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