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리나 졸리, 공백 불구 여배우 수입 1위

얼마 전 유방절제 수술로 세계를 놀라게 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지난 1년간 할리우드 여배우 수입 랭킹 1위에 올라 수술 이후에도 변함없이 배우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2010년 영화 ‘투어리스트’ 이후 개봉된 영화가 한 편도 없음을 생각할 때 놀라운 결과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201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할리우드 여배우 수입 톱10을 발표했다. 1위는 3300만 달러(약 367억원)를 기록한 앤젤리나 졸리가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300만 달러나 증가한 액수. 2010년 이후 오랜 공백이 있는데도 졸리는 여전히 1500만 달러의 출연료를 요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배우 중 한 명임을 입증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멀레피센트’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15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았고 한 명품 브랜드 모델로 1000만 달러의 광고 수익을 올렸다. 또한 보스니아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피와 꿀의 땅에서’의 각본과 연출을 맡아 감독 데뷔 신고식도 치렀다.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오른 제니퍼 로렌스에게 2012년은 중요한 한 해였다. 2600만 달러(약 289억원)로 2위에 오른 로렌스는 첫 주연작인 ‘헝거 게임’에서 8000만 달러 예산으로 6억9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히트를 기록했고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아카데미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를 발판으로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내년 개봉할 새 ‘엑스멘’ 시리즈 ‘엑스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어린 미스틱 역 출연도 확정지었다.

지난해 345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2200만 달러(약 244억원)로 3위에 올랐다. 역대 최연소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스튜어트는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끝난 후 가장 큰 수입원을 잃고 말았다. 출연 영화보다 연인 로버트 패틴슨과의 불화설로 더 많은 주목을 받았고 잭 케루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최근 영화 ‘온 더 로드’는 87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스튜어트가 다시 톱 랭크에 오르기 위해서는 트와일라잇에 버금가는 대작 시리즈를 잡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4위는 2000만 달러(약 222억원)를 벌어들인 제니퍼 애니스턴이 차지했다. 인기 TV 드라마 시리즈 ‘프렌즈’로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최근 대작 영화보다 차기작 ‘위 아 더 밀러스’처럼 저예산 영화에 관심을 두는 듯 보인다. 5위는 1988년생의 젊은 여배우 엠마 스톤으로 1600만(약 178억원) 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

이어 샤를리즈 테론(1500만 달러), 샌드라 불럭(1400만 달러), 내털리 포트먼(1400만 달러), 밀라 쿠니스(1100만 달러), 줄리아 로버츠(1100만 달러)가 5~10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의 수입을 남자 배우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성별 격차가 느껴진다. 포브스가 앞서 발표한 할리우드 남자 배우 수입 랭킹 1위에 오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수입은 7500만 달러(약 841억원). 남녀를 통틀어 순위를 정한다면 여배우 1위인 앤젤리나 졸리의 순위는 9위에 해당하며 10위권 내의 유일한 여배우가 된다. 또 10위권 여배우들이 모두 백인으로 다양성 측면에서도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