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피격 소녀 말랄라, 유엔 연설서 여성 교육권 보장 촉구
16번째 생일이자 연설 당일인 12일, 유엔 ‘말랄라의 날’로 선포
여성 교육권을 주장하다 탈레반의 총격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난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유엔에서 어린이와 여성들의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청소년유엔총회에 참석한 말랄라는 당당한 모습으로 “전 세계 정부는 테러에 맞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유엔은 전 세계 소녀들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린 운동가 말랄라의 용기를 기리며 그의 16번째 생일이기도 한 이 날을 ‘말랄라의 날’로 선포했다.
말랄라의 이번 연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주도하는 유엔 글로벌 교육펀드의 홍보를 위한 것으로 지난 10월 총격사건 이후 첫 공식 발언이다. 분홍빛 전통의상을 입고 연단에 선 말랄라는 그동안 겪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저는 똑같은 말랄라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제 야망은 전과 같습니다. 제 꿈도 그대로입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맞서는 것이 아닙니다. 탈레반이나 다른 테러리스트 집단에 맞서기 위해 이곳에 선 것이 아닙니다. 제가 여기 온 것은 아이들의 교육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세계 여러 곳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노동과 강제 조혼에 시달리고 있다”며 “각국 정부와 리더가 어린이 무상 의무교육 확대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키스탄의 학교에서 펜과 책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극단주의자들은 교육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매일 학교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보와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펜과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교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류의 절반인 여성들이 물러서면 성공할 수 없다”면서 여성들에게 용기를 가지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날 유엔본부 회의장에는 17개국에서 온 600여 명의 학생들이 특별한 친구의 16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말랄라의 연설은 방송과 유엔 웹TV를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되었다. 또한 트위터에서는 #MalalaDay라는 해시태그 아래 그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인터넷상에서 말랄라에게 생일 축하 카드를 전하는 페이지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