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서비스도 중년여성은 사절"
"객실 서비스도 중년여성은 사절"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jpg

‘호텔 객실 서비스는 이왕이면 젊은 여자가 좋다’는 회사 방침 때

문에, 그동안 이일을 맡았던 중년 여성들은 일거리를 잃고 모두 거

리로 내몰렸다. 여성계는 나이를 빌미로 한 명백한 여성차별이라며

거센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회사는 어디까지나 합법이라며 법대로

하자는 입장이다. 과연 이 회사는 무죄인가.



롯데호텔이 45세 이상의 여성을 죄다 해고시켜 물의를 일으키고 있

다. ‘오픈 멤버를 젊은 사람으로 바꿔라’는 신격호 그룹회장의 한

마디 지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건의 골자는 객실정리와

조리업무를 담당해온 45세 이상의 중년 여성들을 무조건 아웃시키

고, 그 아웃된 규모 만큼 젊은 신규 인력으로 대체시킨 것.



이 과정은 세단계를 거쳤다. 처음 일이 시작된 지난해 6월엔 50세

이상의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가, 두번째 단계인 지난해 12월엔 10

년 이상의 근속 여성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 4월엔 45세 이상의

여성에게 사직서를 강요했던 것. 이 기준에 걸려 사직서를 제출한

이들은 모두 140명. 사직서를 제출한 이들 가운데 본점 20명과 잠실

점 34명은 지난 4월2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서를 제출했

다.



롯데호텔 “업종 특성상 필요,합법적이어서 문제 없다”

롯데호텔측은 이번 사건을 호텔 업종 특성상 필요한 일이고 또 과

정자체가 합법적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

다. 고용탄력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호텔업계에서 보자면 “중년

여성 퇴직은 서비스 개선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차원임과 동시에

또 본인들이 회사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필 사직원을 직접 작성

제출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호텔측은

“사직서 제출후 퇴직시까지 길게는 1개월정도 여유시간이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사표의 반려를 요구하거나 사직의사를 철회한 사실이

없었고, 퇴직시에도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퇴직금을 수령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호텔측은 “여성단체와 손을 잡은 사람들은 자신

의 현실적인 이득을 위해 다수를 볼모로 하고 있다”며 비난하는 수

준이다.



해고여성 54명, 서울지노위에 부당해고구제 신청



반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쫓겨나 억울해서 소송까지 벌이고 있

는 해고 여성들은 “철저히 강제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문서 조작까

지 불사했다”며 회사측에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회

사측은 월별로 해고인원을 정하고, 개개인에게 지정된 날짜에 사표

를 제출하도록 강요했는가 하면 지정한 날짜를 어겨 제출했을 경우

엔 아예 사직서의 날짜를 사측이 바꿔 기재하는 식의 수법을 사용했

다는 것이다. 조씨의 경우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일주일 후 유니폼반

납 확인도장 때문에 사직서를 되받아 우연히 사직서 날짜를 확인해

보니 자신이 기입한 ‘3월4일’자가 칼로 긁혀 ‘2월28일’자로 둔

갑해 있었다고 말한다. 또 ‘2월28일부로 가정사정으로 사직’이라

고 기재하도록 요구받은 김모씨는 ‘권고사직’이라는 표현을 썼지

만 회사측의 강압에 못이겨 어거지로 ‘정년퇴직’이라고 쓸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해고당한 여성들은 회사측이 이들을 해고시킨 규모 이상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분노하고 있다. 사측에서 해고자 규

모를 정해놓고 그 규모에 맞춰 젊은 여성인력을 한달전에 투입했다

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이들이 한결같이 내뱉는 말은 “나이 먹은 게

무슨 죄냐”는 것.



중년여성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신종 조기정년 퇴직이 대기업에서까

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여성계는

“특히 삼미그룹 서상목 부회장을 내세워 60이 넘어서도 일할 수 있

다는 대대적인 기업광고를 한 롯데호텔이 중년여성노동자들을 길거

리로 내모는 신종 정년퇴직을 자행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이라는

입장이다. 회사이미지를 위해 고령자도 일할 수 있다고 해놓고, 정작

45세이상 여성들을 해고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한 것과 다름없지 않

느냐는 것이다.



여성계는 롯데호텔의 이번 사건을 엄연한 신종조기퇴직인 동시에

중고령여성에 대한 명백한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번 실직하

면 재취업이 거의 불가능한 중년 여성들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해고

하는 것은 정부의 여성실업대책과도 명백히 상반된 것이며, 또 나이

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성에 대한 일방적인 해고와 사직강요

가 횡행한다면 기혼자와 중년여성들은 어디서 일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여성계의 핵심주장이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민우회

는 6월14일 오전 10시 롯데호텔앞에서 피해자들과 항의집회를 열고

“아줌마도 노동자다, 일자리를 돌려다오”, “여성차별, 연령차별,

조기퇴직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참석

자들은 “롯데호텔이 비합리적인 사직강요 사실을 인정하고 즉각 원

직복직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신종 조기퇴직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진상조사 및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여성단

체들은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신종조기퇴직을 자행하

는 기업에 대한 사회고발과 감시활동을 전개함과 동시에 이를 방치

하는 정부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 연대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경

고했다.

'최진숙 기자 jinschoi@womennews.co.kr'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