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사회는 시각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사회이다.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시각문화 발달과 함께 금전적 여유와 자기표현욕구로 인해 ‘패션’이 대두됐다. 명품이 나온 배경도 그렇다. 초기 명품은 장인들이 정성을 기울여서 만든 품질 좋은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시간이 흘러 군중심리에 의해 수요가 많아져 명품은 엄청난 고가의 상품이 되었다.
하지만 돈이 없는 서민층도 명품에 대한 수요는 있었다. 이러한 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이미테이션, 즉 '짝퉁'이다. 그렇다면 왜 서민들은 굳이 짝퉁을 구매하려 하는 것일까?
일단 명품을 사는 것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론 짝퉁도 명품 이미테이션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 가방보다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도대체 왜 짝퉁을 사려고 하는 것일까. 단순히 명품보다 저렴하다는 금전적인 부분은 아닐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브랜드 없는 가방이나 보세가방 대신 짝퉁을 굳이 구매하는 이유는 대리만족에 있다.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가방평가를 해달라고 가방사진을 올렸다. 필자도 처음에 그 가방을 보고 ‘안 예쁘네, 브랜드 없는 가방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댓글도 '저런 가방을 요새 누가 들고 다니냐'면서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그 가방은 PRADA 제품이었다. 여기서 양면성이 드러난다. 솔직히 명품이라고 해서 객관적으로 다 예쁘고 구매욕구가 샘솟는 것은 아니다. SPA브랜드 제품 중에서도 디자인이 뛰어난 것도 많다. 하지만 무조건 명품이라고 하면 좋게보고 명품을 패션이 아닌 우월감을 느끼는 수단으로 인식한다.
사람들이 짝퉁을 사는 이유는 명품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유인 '과시'다. 대한민국은 명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 중 하나다. 최근 명품 가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명품 구매율은 줄어들질 않는데, 이러한 이유는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국민성에 있다.
연예인들이 시상식장이나 공항에 갈 때 입은 옷들은 검색하면 어느 브랜드 제품이라는 것이 다 나온다. 사람들은 그 제품을 사서 자신이 마치 연예인이 된 듯 다른사람에게 과시를 한다. 명품을 살 돈이 없어 감쪽같이 진짜와 똑같은 짝퉁을 사는 이유도 남들 앞에서 과시하려는 심리 때문일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경제 수준에 적절한 소비보다는 사회의 일반적인 소비 수준이나 남의 소비에 영향을 받아 그와 비슷한 소비 행태를 지니는 심리를 ‘전시효과’라고 한다. 남들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는 과시욕과 자기애 때문에 짝퉁이라도 구매를 하는 것이겠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남들에게 사랑을 받기 원한다면 명품이나 짝퉁으로 치장한 한순간인 외향보다는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꿀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