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 “갑을논쟁, 이념이나 당파 투쟁으로 변질되면 위험하다”
강준만 교수, “갑을논쟁, 이념이나 당파 투쟁으로 변질되면 위험하다”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3.06.12 10:58
  • 수정 2016-01-0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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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의 나라’ 펴낸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치·사회·언론·문화·역사 등 전 방위 비평… ‘강남 좌파’ 등 이슈 메이커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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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강준만(57·전북대 신방학과 교수·사진)은 우리 사회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사회 각 분야를 망라한 이슈 분석과 더불어 이슈 메이커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아마도 1980년대 초반 주류 언론의 PD와 기자 경험으로 체득한 한국 언론의 메커니즘, 여기에 월간 ‘인물과 사상’, 인터넷 매체 ‘선샤인 뉴스’ 등 대안 언론과의 밀접한 관계 맺음이 더해져 전 방위적으로, 자유롭게 의제 생산자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과 자존심’ ‘축구는 한국이다’ ‘룸살롱 공화국’ ‘레드 콤플렉스’ ‘증오 산업주의’ ‘안철수의 힘’ ‘강남 좌파’ 등 일련의 저서 제목들만 훑어봐도 그렇다. 이런 그가 이번엔 라면 상무, 윤창중 파문, 남양유업 폭언 등을 도화선으로 갑을 논쟁이 불붙자마자 ‘갑과 을의 나라’(인물과 사상사)를 내놓았다.

책은 ‘갑을관계’의 기원을 조선시대 관존민비로부터 출발해 광복 이후 전관예우, 브로커라는 말이 생활용어가 된 지금의 한국 사회를 낱낱이 해부, 읽는 이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저자가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다. 갑을 사회가 갑과 을 모두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모두가 이익을 나누는 성장과 혁신 차원에서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그는 “학생들이 리포트 쓰는 걸 좀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여겨주길 바라는 뜻”에서 제자들과 함께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를 발간,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이 세계 지역 연구의 중심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너무 전쟁하듯이 사는 게 문제”인 한국 사회를 좀 바꿀 수 있는 돌파구를 외국 문화 연구에서 찾고 싶은 마음도 내심 작용했다고 한다. 현상과 대안을 향해 늘 긴장하며 돌진하는 그를 (그의 인터뷰 원칙에 따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았다.

“여성 리더들 너무 순응적이고 겸손해... 기존 체제 저항하는 롤 모델도 나와야”

-갑을 논쟁을 통해 한국 사회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각론’ 대 ‘총론’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 ‘구체’ 대 ‘추상’의 대결이기도 하다. 갑의 횡포에 대해선 거의 모든 국민이 분노하는데, 구체적인 각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추상적인 총론으로 옮겨가면 그때부턴 이념투쟁이나 당파투쟁으로 변질된다. 갑을관계의 구체적인 각론을 다룰 땐 ‘수많은 을(乙)들이 더 이상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정치권은 민생 관련 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고, 정부는 법을 더욱 엄정하게 집행해 하루빨리 상식적인 상거래 문화가 정착되도록 해야겠다’고 외치던 보수 신문이, 이젠 이 세상은 ‘갑’과 ‘을’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병(丙)’과 ‘정(丁)’도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주장하면서 갑의 횡포에 대한 규제에 경계와 저항의 자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대중은 어떤 사건이나 이슈가 피부에 와 닿느냐 하는 피부 반응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이념투쟁이나 당파투쟁으로 변질되지 않게끔 하려는 노력과 슬기에 따라 갑을논쟁의 지속성이 결정되리라 본다. 사회개혁은 그 내용 이상으로 실천 방법론이 중요하다는 것, 이런 깨달음을 우리 사회가 얻어야 하는 게 아닐까.”

-대안으로 제시한 ‘을의 반란’은 신영복 교수의 ‘변방에서’,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의 연장선상에서 읽힌다. 을의 반란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첫째는 성장시대의 종언으로 인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뜯어먹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한 생존 차원의 자구책이 아닌가 한다. 둘째는 정치의 타락과 무능으로 인해 정치가 사회문제 해결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좌절과 체념의 기반 위에서 을 스스로 반란에 나선 것이다. 셋째는 반란의 방법을 용이하게 만든 기술발전이다. 인터넷,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대중화된 가운데 대중의 공분을 살 만한 갑질을 생생하게 고발할 수 있는 각종 녹음·촬영 기술의 발달이 가세하면서 ‘밀실의 광장화’가 이뤄졌다고나 할까.”

-을 중에서도 여성은 이중 차별을 당한다고 본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최근 조사 결과,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장·차관급과 1급 고위 공직자 281명 가운데 여성이 13명(4.6%)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어느 유력 보수 신문은 사설을 통해 ‘각 부처에 고위직의 여성 비율 목표를 설정해 주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여성 고위직 숫자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적으로 동의하며 지지를 보낸다. 그러나 단지 ‘이것뿐’이라는 게 문제다. 관련 뉴스가 터져 나왔을 때 달랑 사설 하나로 ‘우린 여권에 신경 쓰는 신문이야’라는 체면치레만 하고 끝내는 것, 이걸 바로잡아야 이 신문의 주장도 실현될 수 있다는 거다. 언론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압박을 가한다면, 뭔가 달라질 수 있음에도 언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런데, 더 의아하게 생각하는 건 여기자들의 모임이 있음에도 이렇다 할 일은 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예컨대, 매년, 아니 1년에 두 번 여기자 비율을 중심으로 ‘여성 차별이 가장 심한 언론사’ 순위를 발표하면 어떨까? 불명예스러운 1위를 한 언론사가 아무런 자극도 받지 않을까?”

-여성 대통령이나 소수 여성 리더들은 여성들의 롤 모델로 늘 주목받지만, 그들의 존재가 여성 권익 향상과 별개일 때가 많다.

“소수의 여성 리더들은 너무 겸손하다. 혹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기존 남성 우월적 체제에 적응을 너무 잘한 나머지, 그런 ‘과잉 순응’ 전략이 몸에 밴 탓일까. 감히 그걸 탓할 순 없겠지만, 이젠 여권 향상을 위해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롤 모델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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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비결은 매일 자료 관리에 투자하는 서너 시간… 사생활 거의 없어

-시의적절한 이슈 키워드로 다작을 한다. 그 비결이 정말 궁금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서너 시간을 자료 관리에 투자하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책을 읽을 땐 집필을 염두에 두고 몇 쪽에 무슨 내용이 있다는 걸 표시해 둔 후 그걸 키워드별로 분류해 컴퓨터에 입력한다. 신문도 그런 식으로 읽는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조윤선 장관 ‘다음 생애엔 곤충도 좋으니 수컷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는 ‘가사노동’ 파일에, <우리말 외화 더빙 속 존댓말 하는 여자들>은 ‘대중문화-남녀평등’ 파일에, <장애수당 가로채 딸 유학 보낸 목사>는 ‘가족주의’ 파일에, <직장인 96%, 직장에서 ‘처세’는 필수>는 ‘처세술’ 파일에, <더불어 사는 능력 한국 꼴찌 수준>은 ‘국민성’ 파일에, <인권위 ‘여성 승무원에 바지 유니폼 허하라’>는 ‘감정노동’ 파일에 입력해 놓는다.

현상에 걸맞은 키워드의 영감도 매일 사건과 이슈들을 접하면서 이모저모 뜯어보는 가운데 생겨난다. 사실 문제는 시간 싸움이다. 다작을 하는 만큼 희생해야 할 부분이 바로 시간이므로 운전 안 하고 저녁 약속 거의 안 잡고, 그렇게 해서 버는 시간을 자료 관리에 털어 넣는다. ‘비결’이 있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사니?’라는 동정과 더불어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생활이다(웃음).”

-철저히 자료에 기반한 취재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자료 중심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법은 거의 없다. 베스트셀러는 기본적으로 저자의 퍼스낼리티를 파는 책인데, 나처럼 퍼스낼리티의 매력도 없는 데다 은둔형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맞지 않는다. 이게 단점이라면, 나 하고 싶은 대로 살면서 주제의 제약을 초월해 무슨 이야기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일 것이다.”

-2001년 ‘인물과 사상’을 통해 개혁세력에 사회심리학적 성찰을 요구했는데, 지금의 진보진영의 움직임을 볼 때 어떤 느낌인가.

“이른바 ‘일베 현상’이 그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주제에 대해 쏟아져 나온 수많은 글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게 노정태씨가 기고한 칼럼으로, 그 대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저들이 휘두르는 칼과 망치는 우리의 것을 더욱 과격하게 만든 것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진심으로 후회하는 대신, 지금 신문 지면을 도배하는 것은 ‘대체 저들은 누구인가, 어쩌다가 저렇게 되었나’를 분석하는 사람들뿐이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의 저자 야스다 고이치는, 일본의 ‘일베’ 격인 재특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신의 이웃들입니다’라는 대답을 들려준다. ‘일베’를 분석하기에 바쁜 논객들과 언론을 바라보는 필자의 심정이 바로 그렇다. ‘일베의 정체가 뭐냐’는 질문을 들으면, ‘당신의 제자들입니다’라고 답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경향신문 2013년 6월 5일자)

‘진보’라든가 ‘민주화’라는 단어에 가해지는 모욕의 책임 전부는 아닐망정 상당 부분 진보진영이 져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앞으로 계속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작동하는 ‘증오 상업주의’에 대한 고발과 비판을 해나갈 생각이다.”

-1980년대 말 대안 언론이 봇물 터지듯 나왔는데, 현재 대안 언론의 비전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10여 년 전인 200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 밤 오마이뉴스가 ‘대한민국의 언론권력이 교체됐다’고 선언한 게 새삼 기억난다. 물론 일시적인 교체였지만. 기존 언론권력을 교체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게 대안 언론의 숙명인 것 같다. 대안 언론은 공동체와 사회 위주의 담론을 생산하는 걸 절대적 사명으로 삼는데, 시장은 아무래도 개인의 안녕과 번영에 신경 쓰는 담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베스트셀러 목록도 한결같이 개인의 안녕과 번영에 어필하는 것 아닌가. 대안언론이 개인-사회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개인 위주의 담론도 생산해내면서 그걸 사회와 연결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아웃사이더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페니스 파시즘’에서 창비 출신 시인의 성추행을 애써 외면한 백낙청 교수를 맹비난하기도 하고, 스스로 술자리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다. 진보 지식인으로서 여성주의적 입장이 강하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여성주의적 입장이 강하다고 말하면 아내가 펄펄 뛸 것 같다(웃음). 가사노동 분담을 설거지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 전담으로만 그치는 데 어찌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냥 공정한 게 좋을 뿐이다. 약자에 대한 애정도 있는 것 같고. 요즘 프로야구도 단지 약자라는 이유로 한화와 NC를 응원하고 있다. 딸만 둘을 둔 딸딸이 아빠라 가족 이기주의 차원에서라도 앞으로 내 딸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을 뿐이다.”

“여성주의를 침해하거나 그걸 소홀히하는 진보는 ‘가짜 진보’다”

-진보·운동권 남성도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왜 그런 현상이 생긴다고 보는가.

“한국의 진보는 ‘위에서 아래로’ ‘밖에서 안으로’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 국가니 민족이니 하는 거대 담론의 포로가 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성주의를 거대 담론의 졸(卒)로 보기 때문에 진보집단에서 성추문 사건이 터져도 대의를 위해 덮고 가야 한다는 게 그쪽 사람들의 대체적인 멘털리티다. 어느 진보적인 정치인의 말마따나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나 줍고 있을 수 없다’는 거다. 그런 식으로 자기 무덤을 파는 거다. 여성주의를 침해하거나 그걸 소홀히하는 진보는 ‘가짜 진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흑진보-보수의 편 가르기, 이를 완화시킬 인식의 변화 혹은 사회적 성찰이 가능할까.

“나 자신도 한때 그런 편 가르기의 선두에 섰었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70년대에 맞는 행동양식, 80년대에 맞는 행동양식, 그리고 2000년대에 맞는 행동양식이 각기 다르며 달라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진보정권 10년’을 거친 후의 행동양식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서조차 ‘일관성의 미덕’을 주장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비판하다가 깨닫게 된 게 바로 ‘떡 이론’이다.

그 어떤 극단을 치닫더라도 어느 한쪽 진영에 확실하게 둥지를 트는 게 자신에게 보다 많은 떡이 돌아온다는 거다. 많은 사람이 중간파에 대해 이익에 민감한 기회주의자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떡을 제공하는 정치에서 중간파가 획득할 수 있는 떡은 거의 없다. 이름이 있는 극소수가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이익을 볼 순 있겠지만, 그건 예외적인 것이지 일반적인 게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떡’의 정의다. 나는 ‘떡’을 인정욕구 충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넓게 쓰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념투쟁과 정치투쟁의 대부분이 실은 떡을 두고 다투는 이익투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쓴 ‘한국현대사산책’에서도 그 점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이런 점을 널리 알리는 것이 양 극단의 화합과 타협과 상생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념이나 원칙은 양보 없이 밀어붙이는 것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하지만, ‘떡은 나눠 먹어야 한다’는 데엔 쉽게 공감한다.”

-언론학자로서 여성신문의 비전과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여성 이슈를 많이 다뤄 여성신문인지, 아니면 모든 이슈들을 여성적 시각으로 다루기 때문에 여성신문인지, 이 두 가지 노선에 대해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두 노선이 다 소중하기에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이른바 ‘대중성’ 또는 ‘시장성’의 문제다. ‘여성이 약하니까 봐주자’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여성이니까 더 탁월할 수 있다’는 쪽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일베의 여성 혐오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보자. ‘미친 사람들,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해버리면 마음은 편해질지 모르겠지만,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다른 모든 언론매체들이 그런 식으로 가더라도 여성신문만큼은 좀 다른 시각을 보여줘야 한다. 일베도 아니고 마초도 아닌 남성들 중에도 여성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이걸 심층적으로 파고들지 못할까. 주로 ‘계급’ 문제가 작용해 그러는 것 같은데, 이걸 가장 선진적으로 다뤄 다른 언론을 견인하는 것이 여성신문의 역할이 아닐까. 즉, 과거처럼 계급문제가 여성을 찍어 누르는 게 아니라, 이젠 여성이 계급문제도 인도할 때가 아니냐는 거다.”

-SNS가 한국 언론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갑을관계 문제처럼 SNS는 출입처 중심으로 경도된 한국 언론의 맹점을 채우고 이끄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특유의 ‘쏠림’과 ‘편 가르기’가 SNS를 통해 증폭될 것이라고 본다. 트위터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반 윌리엄스가 창업 초기 트위터에 대한 부정적 반응에 ‘아이스크림도 유용한 건 아니잖아?’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의 결론은 ‘재미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었는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트위터를 비롯한 SNS는 계속 성장할 것 같다.

‘트위터 대통령’ 운운하는 말이 시사하듯이, 대중문화의 스타 시스템을 그대로 빼쏘지 않았는가. 모든 을, 병, 정들은 SNS의 그런 대중문화적 요소들을 활용해 반란의 밑거름으로 써야겠다. 시간 아낀답시고 SNS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지만, 책은 쓰고 싶어서 SNS 관련 책을 100권 넘게 읽었다는 점만은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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