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에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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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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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성폭력, 강간은 의붓 아버지, 삼촌, 오빠 등에서 친아

버지로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강간에 대한 묘사나 고발은 암시에

그치던 예전 영화들과 달리 직접적이고 확실하다. 정신적 후유증으

로 인한 여성의 망가진 삶은 너무나 비극적이고 극단적이어서 눈과

귀를 막고 싶어질 때가 적지 않다. 인간도 본래 짐승이었지, 라는 사

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할까.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 스티븐 스필버그의 〈칼라 퍼

플〉, 존 패트릭 켈리의 〈로커스트〉의 여주인공들은 성에 대해 아

무 것도 모르는 천진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성폭력에 길들여진

다. 결혼해서 겨우 집을 탈출하지만 이미 아버지의 자식을 낳은 후

이다. 자식이자 여동생, 혹은 남동생과 함께 저주받은 운명을 헤쳐나

가려 몸부림치는 여주인공들. 증오로 삶을 지탱하기도 하고, 사랑으

로 삶을 바꾸려고도 한다.



부친에 의한 지속적인 성폭행이 중년에 이른 자매에게 어떤 상처로

남아있는가를 묘사한 영화가 조슬린 무어하우스의 〈1000 에이커

A Thousand Acres〉 (고교생가, 우일 출시)다.



무어하우스는 호주 출신 여성 감독으로 〈위험한 선택〉 〈아메리

칸 퀼트〉 등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발표해왔다. 〈1000 에

이커〉는 91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인 스닐리의 작품이 원작이다.



아이오와의 붉은 석양, 끝도 없이 펼쳐진 옥수수밭 등 자연의 아름

다움, 평화, 풍요를 서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두 자매의 비극을 도드

라지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현대적으로 번안한 것이

분명한 이 작품은 우주의 중심이라 여기며 성장한 아름다운 평원에

서 벌어진 근친 상간의 비극을 어떻게 단절시켰는지, 강인한 두 여

성의 내면 고백으로 전달한다.



마을의 존경 받는 어른인 아버지 래리(제이슨 로바즈)는 삼대째 일

궈온 옥수수 농장을 세 딸에게 나누어주겠다고 선언한다. 장녀 지니

(제시카 랭)와 차녀 로즈(미셸 파이퍼)는 한 번 내뱉은 말을 수정

하지 않는 고집 센 아버지를 잘 알기에 그대로 따르겠다고 하지만,

변호사인 막내 딸 캐럴라인(제니퍼 제이슨 리)은 반대한다. 농장 분

할이 가족의 깊은 상처를 건드리는 비극의 씨앗이 되리라고는 상상

하지 못한 지니는 막내와 아버지를 화해시키기 위해 애쓰는데...



극단 동인이 창단 공연으로 올린 연극 〈디오니소스 2000〉은 ‘세

기말 장자, 나비의 꿈’이라는 부제가 드러내듯 ‘꿈’이라는 형식

을 빌어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하고, 전통적 가치관의 폭력성과 붕괴

의 실상을 드러낸다.



평온한 성운의 집. 성운은 일에 지쳐 돌아와 소파에 기댄 채 잠이

든다. 깜박잠 가운데 성운의 악몽이 시작된다. 꿈에서 성운의 아내는

정신과 의사로 나온다. 꿈속의 아내를 정신병자가 되게 한 성운은

의사에게 당시 정황을 설명한다. 아내 몰래 만나던 애인이 전화하고,

이를 알게된 아내는 실성하고...



의사는 단순한 외도로 성운의 아내가 심한 정신질환자가 된 것이

아니라 좀더 심각한 다른 문제가 있음을 직감하고 문제를 풀어간다.

기억 속의 어린 성운은 매일 밤거리를 아버지를 찾아 술집거리를 헤

매고, 낯익은 남자가 여자들을 양쪽에 끼고 앉아 술을 마신다. 그 아

버지는 엄마를 때려서 죽였고, 엄마의 원혼이 성운 곁을 맴돈다. 그

토록 아버지를 경멸했건만 성운의 삶도 아버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것이 있다면 철저히 자식을 원치 않는 것. 그 때문에 그의 여

자들은 수차례 낙태를 경험해야 했다.



성운이 술집 여자인 세희를 만나게 된 과정과 아내와 결혼하기 까

지의 과정을 밝히던 중 갑자기 실어증에 걸린 아내가 말을 시작한

다. 그리고 그날의 진실이 밝혀진다. 성운의 아버지가 며느리가 아들

의 일생을 망쳤다며 강간했던 것이다.

무대는 다시 성운의 집. 끔찍한 순간이 꿈이었음을 확인한 성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그것도 잠깐. 아버지와 아내가 다정한 연인

처럼 성운 앞에서 적나라한 정사를 벌이는 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남성들의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

는 존재들이다. 남편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성운의 엄마가 그렇고,

남편의 바람과 시아버지의 강간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아내, 그를 사

랑하지만 끔찍한 낙태의 경험을 숱하게 치러야 했던 세희가 그렇다.

물론 꿈이라는 가상공간 속에서의 일이라고는 해도 그 상황은 너무

도 리얼하다.



일생을 폭력에 시달리다 죽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남자로

부터 버림받은 모든 여자를 자기 여자로 거느리고 싶어하는 무의식

을 갖게 되는 남자 주인공 역시 성적 욕망을 은폐한 가부장적 사회

의 허위의식의 전형일 것이다. 작품은 차라리 여성에 대해 일방적

폭력을 가하는 사회가 ‘꿈’이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성

차별적인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 ‘악몽’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7월 4일까지 충돌 소극장. (02)3672-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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