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진수미, 그로테스크한 솔직함이 아름다운 이유
시인 진수미, 그로테스크한 솔직함이 아름다운 이유
  • 최인숙 / 문화기획자·사진작가
  • 승인 2013.05.22 10:04
  • 수정 2013-06-12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직업은 시인, 제2직업은 비정규직 교수, 제3직업은 영화학과 박사대학원생
천형처럼 따라온 육체의 고통은 시인의 운명이 됐다
죽음에 대한 내성은 ‘너무 애쓰고 노력하지 않는 삶’을 생의 목표 중 하나로 삼게 했다

하얀 크리넥스 입입으로 피워낸 꽃잎처럼 철따라 점점이 피꽃 게우며,

울컥불컥 목젖 헹구며, 나 물오른 한 줄기 꽃대였다네

-‘바기널 플라워(Vaginal Flower)’ 중에서

 

의자가 있어 여자들은 즐겁다 즐겁게 시작하는 의자놀이 어색해 쭈뻣대다가도 막바지에 이르면 필사적으로 하나씩 끼고 앉는다
                                        -‘의자’ 중에서
gabapentin generic for what http://lensbyluca.com/generic/for/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의자가 있어 여자들은 즐겁다 즐겁게 시작하는 의자놀이 어색해 쭈뻣대다가도 막바지에 이르면 필사적으로 하나씩 끼고 앉는다 -‘의자’ 중에서
gabapentin generic for what http://lensbyluca.com/generic/for/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최인숙

내가 진수미 시인을 처음 만난 1999년. 그녀는 이미 페미니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였다. 문학동네 제1회 신인상 수상자라는 화려한 출발도 관심거리였지만 그녀가 제멋대로 쏟아내는 야성의 시어는 우리에게 내밀하면서도 통쾌한 해방감을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에 엽기적이기도 하고 그로테스크하기도 한 이미지 속에서 아무 꾸밈 없는 강렬한 빛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나는 진수미의 시어 속에서 그 빛을 본다.

최근 두 번째 시집 ‘밤의 분명한 사실들’을 출간한 진수미 시인을 ‘전방위 문화탐색’ 두 번째 인물로 초대했다. 생명의 근원에서 온몸으로 타오르는 순결한 빛을 따라가 본다.

진수미 시인은 늘 아팠다. 천형처럼 따라온 육체의 고통은 시인의 운명이 되었다. 어렸을 때 원인 불명의 마비증세가 발발했고, 뇌종양을 의심하며 생긴 죽음에 대한 내성은 ‘너무 애쓰고 노력하지 않는 삶’을 생의 목표 중 하나로 삼게 했다. 신체와 늘 불화하는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찾은 다른 세계가 미술, 만화, 영화였지만 결국 문학을 선택했다. 몇 년 전부터 매주 찾는 체육관에서 건강한 친구들과 어울린 덕에 지금은 건강이 호전돼 창작을 위한 내적 동력을 모으는 중이다. 등단 이후 ‘천몽’ 동인 활동을 하며 만난 이미자, 김행숙 시인들과 교류하며 제1직업은 시인, 제2직업은 비정규직 교수, 제3직업은 영화학과 박사대학원생으로 활동 중이다.

초경을 했거든요 기념으로 식탁에, 비명을 아로 새겼어요. 달거리 때마다, 핏덩이가 실핏줄에 매달렸어요, 어느 집 업둥이려나, 빙글빙글 식탁이 돌았어요.

-‘발화점’ 중에서

진수미의 시는 친절하지 않다. 관습화된 서정시의 문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인 시에서 보여지는 성적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몸도 없지만 여성주의 시에서 보여지는 이상화된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몸 또한 없다. 그로테스크한 솔직한 여성의 몸만이 존재한다. “감추고 숨겨온 과거의 감각, 기억들이 문득문득 튀어나올 때 그 이미지를 시로 써요…. 내 안에 늘 존재하는 우울과 친해지는 한 방법이지요. 시 쓰기는 나를 치유하는 이벤트이자 축제입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시 쓰기는 개념적 성찰보다는 제멋대로 쏟아내는 즐거움, 의도하지 않은 우연성이 늘 존재한다. 독자로 하여금 일상적인 논리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독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미지가 주는 낯선 느낌 자체를 즐기게 하는 그녀의 시. 나는 문득 서로 다른 사진 프린트를 조합해 만드는 포토 콜라주가 떠올랐다. 포토 콜라주는 사진에 내재돼 있는 원근법의 법칙을 완전히 뒤엎어버림으로써 사진이 갖고 있는 현실 재현이라는 체계를 해체시키고 또 다른 현실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시 낭송을 들으러 왔다가 팝아트나 실험영화도 함께 즐기고 가는 느낌이다.

단순히 읽기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며 함께 놀기를 권유하는 그녀에게 우리 모두 합승! 콜? 콜!

망가진 우산처럼 접히지 않는 얼굴들이 거리를 떠다닌다. 눈송이, 결정을 이루는 힘,

존재의 분말을 뭉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당신들의 불면에 나의 밤을 처방한다.

-‘밤의 분명한 사실들’, 자서(自序)

 

진수미

1970년생. 시인, 서울시립대 객원교수. 1997년 ‘바기널 플라워(Vaginal Flower)’ 외 5편의 시로 등단. 시집 ‘달의 코르크마개가 열릴 때까지’(2005), ‘밤의 분명한 사실들’(2012) 출간.

 

최인숙

문화기획자, 사진작가. 홍익대 대학원 사진학 박사 수료. 한국외국어대‧선문대 외래교수.

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