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호’의 향후 과제
민주당 ‘김한길호’의 향후 과제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3.05.09 13:37
  • 수정 2015-07-05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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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새 지도체제가 출범했다. 지난 5월 4일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의원이 61.7%의 압도적인 지지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책임론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노 인사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준다.

여하튼 계파색이 옅고 비주류였던 김한길 의원이 압도적 지지로 새 대표에 선출된 것은 민주당의 세력 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구나 새 지도부에 호남 지역구 출신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의 혁신이 절박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최근 민주당은 ‘3불 정당’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 정당’, 정권을 다시 찾을 의지도 능력도 없는 ‘불임 정당’, 국민에게 버림받기 직전의 ‘불신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민주당의 지지율은 역대 최악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4월 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15.4%에 불과해 새누리당 30.7%, 가상의 안철수 신당 30.9%에 비해 크게 뒤졌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48.0%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수직 하락이다.

이런 사실들이 함축하는 것은 ‘김한길호’가 처한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국회 127석을 가진 제1야당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할 일은 막중하다. 우선, 대선 패배와 4·24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에 팽배한 무기력과 패배주의를 걷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김 대표의 말처럼 “혁신과 개혁의 폭풍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당명에서 ‘통합’을 빼고 민주당으로 다시 복귀했고, ‘성장’을 강령에 도입하는 등 중도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런 수준의 변화로는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뼈를 깎는 혁신으로 국민으로부터 수권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혁신의 출발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 쇄신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고 민생과 안보를 챙기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둘째, 당내 계파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더 큰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계파와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대탕평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김 대표가 친노 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문재인 의원을 만난 것은 바람직한 행보다. 당내 계파 간 화합적 결합의 촉매가 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진정한 계파 갈등은 당내 주류가 된 세력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더불어 향후 민주당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할지 계파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논의될 야권 정계 개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한국 정당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파괴력이 강했던 야권 정계 개편은 1985년 제12대 총선 직후 일어났다. 김영삼과 김대중 두 정치 거목이 만든 신한민주당(신민당)이 당시 제1야당이던 민한당을 흡수·통합한 것이다. 12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창당한 신민당은 선거에서 총 48석을 얻어 26석에 그친 민한당을 압도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신민당은 20석을 얻었지만 민한당은 4석을 얻는 데 그쳤다. 민한당이 1981년 제11대 총선에서 총 57석을 얻었고, 수도권에서 21석을 얻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민심이 민한당을 얼마나 가혹하게 버렸는지 잘 드러난다.

민주당이 분골쇄신하지 않고 기존의 무기력함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안철수 신당에 과거 민한당처럼 흡수·통합될 수도 있다. 60년 전통의 민주당이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이 김한길 대표 체제가 명운을 걸고 추진해야 할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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