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사우디 정부 여성 변호사 허용 정책 발표
여성 스포츠 클럽, 자전거 허용 등 사우디 보수사회 변화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얼마 전 여성 전용 스포츠 클럽 허용과 자전거 타기 허용 소식이 알려진 데 이어, 사우디 최초의 여성 예비 법조인이 탄생했으며 여성 운전 허용을 암시한 사우디 왕자의 발언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 아라비아 뉴스는 10일 사우디 최초의 여성 수습 변호사가 등록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주인공은 랄탈 알-하자일리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이 소식은 사우디의 인권운동가인 왈리드 아불카이르가 자신의 트위터에 알-하자일리의 수습 변호가 면허증 사본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아불카이르의 설명에 따르면 사우디의 변호사 면허에는 수습 변호사(trainee lawyer)와 개업 변호사(practicing lawyers)가 있다. 수습 변호사는 3년간의 연수 기간을 거쳐 5년 이상의 개업 경력을 가진 변호사와 계약하면 정식 변호사 자격을 딸 수 있으며 연수 기간에도 변호사 업무가 가능하다. 연수 기간은 학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최대 3년이지만, 석사학위 소지자는 1년이며 박사학위 소지자는 바로 개업 변호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정부는 11월부터 여성 변호사도 사건을 수임할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여성 변호사가 배출되지 않은 탓에 그 약속은 지금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사우디 정부의 조치에 이은 여성 예비 변호사의 배출은 사우디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사우디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트위터를 통해 여성 운전 허용을 시사하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조카인 그는 “법률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없는 많은 여성들이 외국인 운전기사에게 의존하고 있어 수많은 외화가 낭비되고 있다”면서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하면 최고 5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운전사가 필요없게 되어 사우디 가정의 수입 증가와 내수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