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어떤 이유건 이혼을 반대하는 비율은 14%지만,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서는 안 된다’는 비율이 38.2%,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응답이 37.1%, ‘이유가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가 8.8%로 나타나 이혼에 대한 허용적 태도가 많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이혼율은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대체로 과거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혼을 대하는 태도도 허용적으로 변화했다. 이제 더 이상 이혼은 인생의 실패나 결격사유가 아니다. 결혼이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결과이듯 결혼 해체 또한 하나의 선택된 삶의 방식일 뿐이다. 성인의 입장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많은 문제를 예상하고 검토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이혼은 끝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그러나 자녀가 보는 부모의 이혼은 많이 다르다. 대부분 자녀는 부모만큼 이혼에 대해 오랫동안 깊게 생각할 수 없다. 부모의 이혼은 자녀의 선택이기보다 부모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부부관계는 그 관계가 시작되기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 그래서 ’전 배우자’라는 개념이 가능하지만, 부모자녀 관계는 부부관계가 해체된다고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이혼에서 성인의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자녀가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와 준비다. 가끔 참으로 쿨하게 ‘서로 좋은 친구로 남기로 했다’는 연예인의 이혼 소식도 보지만, 평범한 일반인의 이혼은 서로 갈등하고 미워하다가 내리는 최종 선택인 경우가 더 많다. 이 과정에서 자녀가 상처입지 않도록 하는 부모의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자녀가 아직 유아라면 부모의 이혼이 자녀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줘야 한다. 세상 어느 부모도 자녀의 잘못으로 이혼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학령 전 아이들은 많은 경우 부모의 이혼이 자기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오해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또 아이가 엄마, 아빠가 이혼한다고 해서 부모자녀 관계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 사람의 부모와만 살게 된 자녀 입장에서 다른 부모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성장에 이혼한 다른 배우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비양육 부모와도 자녀 성장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녀 입장에서 다른 부모와 갖는 시간을 존중해줘야 한다. 이와 함께 전 배우자에 대해 갖는 태도는 자녀가 성장했을 때 어떤 이성관을 갖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자녀 앞에서 전 배우자를 비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자녀는 어디까지나 자녀일 뿐이다. 배우자를 대신하는 존재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자녀가 청소년기가 됐다고 해서 청소년 자녀를 친구 삼아 의지하려 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물론 실제 이혼 후 양육 부모가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자녀 양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다. 현재 여성가족부에서도 비양육 부모의 양육비 지급 의무 이행을 지원하는 기구 설치를 계획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 향후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양육 비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부모와의 이혼을 경험하는 자녀에 대한 배려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건강한 이혼 준비야말로 결혼 준비보다 더 어렵지만 훨씬 더 중요하고 꼭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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