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jpg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인권

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인권운동사랑방, 홍익대총학생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인권영화제에

는 13개국 24편의 인권영화가 선보였는데, 특히 여성의 인권을 다룬

영화가 주목을 끌었다.

레베카 프레그 감독이 제작한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 〈바이 바이

바브시카〉는 러시아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늙은 과부 할머니들의 이

야기. 이를 통해 소련 사회주의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제는 사회주의

에서의 여성의 인권.

90년이라는 긴 생애를 줄곧 집단농장의 주방에서 음식만을 마들어

온 바바 마리나라는 할머니가 있다. 살아오는 동안 레닌도, 스탈린

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도 다 겪었다. 남편은 군대에 가서 죽고 두

아이들은 홍역으로 죽었다. 그 이후 한번도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본

적 없는 그는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공산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 외에는 남자와 다를 바 없는 소련 사회주의의

여성들. 그들은 그 시대 상황 중에서 가장 힘든 곳에서 일해야 했다.

마소처럼 힘들게 일하고, 가사의 부담까지 안아야 하는 여성들. 러시

아에서 공산주의 건설기에 여성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정’은 사회주의 건설에 장애로 규정되고 바꾸려는 시도가 있어왔지

만 실패로 끝났다.

바바 마리나는 죽고 그의 주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살아서는 사랑 한번 받지 못한 그가 죽어서 생전에 베푼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을 모은 것이다. 공산주의와 함께 마리나마저 떠나보낸

바바리노의 여성들은 그들만이 지켜온 ‘사랑의 정’을 키울 수 있

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그들이 꿈꾸는 사

회의 이름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미셸 클레이피 감독이 연출하고 프랑스와 팔레스타인 자본이 공동

투자한 〈갈릴리에서의 결혼〉은 정치에서 일상의 관습에 이르기까

지 복잡하게 맞물린 인간사의 모순을 섬세하게 짚어낸 영화다. 이스

라엘에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의 한 마을에서 결혼식이 열린다. 군의

감시하에 결혼하느냐 마느냐, 점령사령관을 초대하느냐 마느냐, 어려

운 사정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는게 마땅한가 등 평화로운 상황

아래서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것들이 첨예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새신랑은 권위적인 아버지의 위세

에 눌려 지내는 심약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신부는 순결을 절대

시하는 구습에 불만이 많다. 영화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남자와

여자, 어른과 청년 세대 등 여러 층의 충돌하는 모습이 ‘결혼’이

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생동감있게 보여준다.

<최이 부자 기자>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