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았던 여성 독립 운동가 재조명
세브란스 간호사로 재직 중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한 노순경, 1934년 의열단 활동 중 부녀가 함께 수감된 최복동, 수원의 유명한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김향화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일제 식민지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투옥했던 서대문 형무소 내 여옥사가 복원을 마치고 1일 모습을 드러냈다.
여옥사는 1918년을 전후해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별도 수감하기 위해 건축됐다. 이후 1979년 전후 서울구치소 운영 당시 여옥사가 철거됐고, 교도관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 내려올 뿐이었다. 서대문구는 1990년 여옥사 지하 공간이 발굴된 후 2011년부터 원형 복원사업을 펼쳐왔다.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됐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학생, 간호사, 여공, 점원, 전도사, 기자 등 각계각층의 평범한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 지배와 여성 차별에 맞서 투쟁하며 맞서 싸웠다.
이번 여옥사는 그동안 외면받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해 의미가 크다. 더욱이 옥중에서도 독립을 외치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
여옥사 내부에 들어서면 역사의 현장에 온 듯하다. 유관순 조각 모형을 비롯해 쇠도리깨 고문 도구, 여성 독립운동단체 근우회, 당시 배화여고 학생들의 사진을 비롯해 만세운동, 무장투쟁, 의열 투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모습과 약력 활동상도 엿볼 수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여성 독립운동가가 잘 알려지지 못하고 잘못된 권력 앞에 왜곡된 부분이 많다”며 “그들이 남긴 역사의 발자취를 기리고 자주독립 정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문식 문화체육과장은 개관식 기념사에서 “여옥사 건물 복원으로 그간 못 했던 자료 정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전문가 자문을 받아 소중한 역사를 후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방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관장은 “남자들만 독립운동을 한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옥사에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관식 기념을 기념해 여옥사 관람을 온 4·9평화재단 박준기 이사는 “감동 받았다. 이제야 여옥사가 복원됐지만 이것이 기초가 되어 역사가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옥사 관람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2-360-8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