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50대 예찬론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펴낸 유인경씨
고령화 시대 행복 제안... 당당히 '자기답게 사는' 노하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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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내 나이를 물어 무엇 하리. 난 5월 속을 걸어가고 있다.”

97년 평생을 “영원한 소년”으로 살다 간 수필가 피천득 선생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둔 초고령화 사회, ‘나이’에 대한 통념은 급격히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이 중 가장 혼란스러운 연령대가 있다면 아마 50대가 아닐까 싶다. 지난 대선에서의 돌풍은 예외로 치더라도, 50대에 진입하면서 한층 성숙된 멋을, 완결된 열매를 맺는 이들이 적잖이 눈에 띄고 있다. 이런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하듯 오십대 다시 보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편집국 부국장·54·사진)가 최근 펴내 잔잔한 반향을 얻고 있는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위즈덤경향)도 그중 하나다. 30여 년간 현장 기자 자리를 지켜온 그는 “차례 상 차리기나 바퀴벌레 잡는 법이 여느 시사기사보다 시시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기자이자 생활인으로서의 감각이 책 곳곳에 배어있다.

“오십을 덜컥 넘고 보니 좀 평화로워진 것을 실감한다. 지인들도 이렇게 내 얼굴이 평온해 보이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돌이켜보면 30대가 내 인생 최대 고비였다. 3년 쉼 끝에 워킹맘으로 신문사에 입사해 세 살짜리 딸아이를 키워내고,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위기가 오고, 친정엄마 시어머니가 차례차례 아프고, 여기에 이런저런 방송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한꺼번에 천둥 번개 치듯 문제가 몰아쳐 비명 지를 새도 없이 넋을 잃고 살다시피 했다. 40대엔 수험생 엄마에, 직장에서는 은근히 경력 관리나 승진에 신경 쓰게 되더라. 그러다 반전이 일어났다. 딱 오십이 되고 보니 이 모든 것이 ‘익숙한 고통’이 되고 일상이 되더라.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죽기 살기로 받아내고 해결해내던 일들에 대해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힘든 것은 힘들다고 감연히 말하게 됐다, 이젠 욕을 먹거나 말거나 초연해졌다. 나이의 힘이랄까, 내공의 근육이 자랐다고 해야 할까.”

그가 노년 이후의 삶에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90년대 후반 2년간 여성신문에 연재된 후 책으로 나와 반향을 일으킨 박혜란 여성학자의 에세이집 ‘나이듦에 대하여’ 때문이다. 책에 심취한 그는 이후 100여 권의 노년 관련 서적을 탐독했고, 이제는 스스로가 50대에 대한 자신과 주변의 관찰 결과를 책으로 내놓았다.

“고령화 시대, 생애주기와 관련해 사회학자들 중에는 중년· 장년·노년의 개념이 없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1950년대 평균수명이 50세 언저리였는데, 지금은 80세가 넘지 않는가. 예전엔 폐경기 후 할머니로 살짝 살다가 노년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어떤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의 폐경기를 완경기라 부르며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나. 지금처럼 30대에 결혼하는 것이 트렌드라면 후배들의 50대는 지금보다 더 젊게 30대 중반이나 40대의 나이 감각을 가지고 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나이 공식이 여전히 통할 리도 없고, 또 구태의연하게 이 공식을 따라가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회는 40대만 돼도 ‘여성’으로 보지 않으려 한다. 속옷 시장에서도 브래지어는 12세부터 82세까지 다 사는 아이템인데도 말이다.”

이 급변하는 나이 공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자기답게 사는 것”이라고 즉각 답을 내놓는다.

“일본에선 99세 할머니가 ‘약해지지 마’란 시집을 내 100만 권 이상 팔리고, 대만에선 100세가 넘은 할아버지가 80대 후반에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고, 90대 후반에 대학에 들어갔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도대체 나이란 뭐지?’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70·80대를 멋지게 보내는 선배들을 보면 자기다움을 포기하거나 꺾이지 않으신 분들이다.”

그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을 여태까지 지탱해 준 것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 안 하는 상당한 둔감함과 무심함, 가진 것에 대한 소소한 감사의 마음, 그리고 ‘이것도 다 지나갈 거야’란 주문으로 버틴 내공이라고 꼽았다. 여기엔 가족 스트레스도 예외가 아니다. 당구 치고 새벽에 들어오는 남편에 대해서도 “건강하니 그렇다”는 생각부터 한다. 가을에 프랑스 유학을 계획, 직장을 때려치운 후 “엄마, 내가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하며 미안해하는 딸에겐 “내가 생산자니 서른 이전까지는 미친 듯이 방황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엄마가 책임져줄게”라고 격려해줬다. “스스로에게 굉장히 관대”하기에 “넌 실수도 할 수 있어. 너무 치열히 살면 번 아웃(burn-out)돼”란 주문을 걸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십대가 미모로 성공한다면 오십대 이후는 성격과 인맥으로 평가받기에 현재의 내가 더 만족스럽다”고 당당히 자평한다.

그는 1994년 ‘아줌마 예찬론’이란 부제의 ‘내 인생 내가 연출하며 산다’를 출간한 것을 계기로 ‘아줌마 기자’란 별칭을 얻었다. 이번 책도 아줌마, 즉 “결혼한 여성”의 자연스러운 나이듦에 대한 사색이란 연장선장에서 읽힌다. ‘갱년기와 친구하기’ ‘영원한 공주는 없다’ ‘늙어가는 남편과 잘 지내기’ ‘엄마도 여자다’ ‘노화를 받아들이자’ 등의 소주제들이 이를 방증한다.

그는 “이제 내 최고 관심사는 재미있게 늙어가는 것”이라며 ‘건달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일전 패션 디자이너 노라 노 선생이 팔순이 됐을 때 늙지 않는 비결을 묻자 ‘건달처럼 살았다’는 말을 하셨다. 우리가 아는 그런 건달이 아니라, 강박관념 없이 재미있는 일을 하고, 일인자나 주연에 매달리지 않으며 적당히 물러설 줄도 알고 타인에게도 관대하다는 그런 의미에서다. 그래서 이제부터 내 꿈도 귀여운 ‘건달 할머니’로 늙어가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의 주제는 ‘도전과 모험’이다. 51세 때 비로소 벼슬길에 들어선 공자, 80세가 넘어서야 성베드로 성당의 둥근 천장에 대해 고심한 미켈란젤로, 89세까지 아프리카에서 수술을 집도한 슈바이처 등 “영원한 청년” 위인 14명을 열거하고 있다. “50세 무렵, 갑자기 새로운 삶이 눈앞에 펼쳐졌다”며 “내 삶이 두 번째로 꽃피우는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그의 고백에 어울리는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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