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해”

여성계는 105주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권미혁)은 8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에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김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9회 한국여성대회를 열었다. 올해 여성대회는 빈곤(생존권)과 차별의 해소, 폭력의 종식을 주요한 성평등 과제로 제시하고 빈곤과 폭력, 소외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3·8 여성선언’을 채택했다.

지난해 여성운동의 발전에 공헌하거나 성평등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성평등 디딤돌 시상, 성평등 걸림돌 발표도 이어졌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대리 수상이 예상된 국내 첫 친족성폭력 수기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의 저자 은수연씨가 직접 참석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성평등 디딤돌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서울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서울모델’ 정책, 여성폭력에 대한 국가 책무 이행을 촉구하는 ‘여성폭력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행동’이 선정돼 상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국회 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정숙)가 주최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식 및 대토론회가 열렸다. ‘여성폭력 없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106개 단체 500여 명의 주요 인사와 회원들이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김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이자스민, 남윤인순, 신의진, 김을동, 신경림, 유지영, 민현주 등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여성폭력의 예방과 근절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상희 여가위 위원장과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 김애실 마중물여성연대 공동대표,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경영부장이 기조발제를 통해 아동성폭력과 가정폭력·성폭력 현황을 발표하고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토론 후 결의문을 채택하고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모든 종류의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를 비롯한 105주년 3·8 여성대회 공동기획단은 ‘그래도! 여성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 여성, 희망과 연대로 전진!’을 슬로건으로 4~8일을 여성대회 주간으로 선포하고 키워드 토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공동기획단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105주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3·8여성대회를 연 후 서울시청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김현미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은 대회사를 통해 “재능교사 여성 노동자들이 30일 넘게 고공농성을 벌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 대부분이 여성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1만명 넘게 해고됐다”며 “저임금과 살림살이 걱정, 아이 걱정, 고용불안 등이 바로 여성들의 현실”이라고 규탄했다.

한국노총은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문화회관에서 전국 27개 산별연맹 조합원 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05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양쪽의 날개로 나는 평등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박근혜 정부에 여성노동자의 고용안정과 탄탄한 일자리 확대를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또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제언’을 채택하고 일‧생활 균형정책 강화, 노동조합 내 여성참여 확대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김순희 여성본부장은 “성평등 사회가 되려면 문화와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