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간호사, 장애아동 천사로
‘참사랑 스승 표창패’ 대상 황애순

“판막이 막히거나 없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 나의 고통을 대신 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지난 19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참사랑 스승 표창패’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대상은 사회복지법인 향림원 소속 특수학교인 동현학교 보건교사 황애순(53)씨가 받았다. 황씨는 장애학생들의 치료와 보건교육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 우연히 장애병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면접을 보러 처음 학교에 왔을 때는 이 아이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용기가 필요했죠. 지금은 인력이 있지만 예전에는 홀로 아이들을 간호하기는 순탄치 않았어요. 그 사이 간호사로 들어온 사람들이 지쳐서 금방 나가기도 했어요.”

 

경기도교육청 참사랑 스승 표창패 대상, 황애순
경기도교육청 '참사랑 스승 표창패' 대상, 황애순

향림원에는 뇌성마비, 정신지체, 뇌수종, 뇌병변을 비롯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120여명 있다. 아이들은 자주 간질을 일으켜 넘어지는 바람에 이빨이 나간다. 새벽에 혈관이 막히는 긴급 상황도 다분하다.

황씨는 그런 아이들을 직접 둘러업고 병원을 다녔다. 혼자 힘으로 병원과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입원을 시키려고 해도 안 받아주는 병원이 많았어요. 장애인치료에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거죠. 가야하는 병원이 정해져 있구나 싶어 분노할 때도 많았어요.” 황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황씨가 교사로 부임한지 15년. 고단했을 법도 하다. “스스로 나이팅게일, 아니 적십자 군이다 생각하고 일을 했어요. 도와주신 분들도 많았어요.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었죠. 주말에 의사 선생님들이 오셔서 아이들을 진단해주시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치료 받고 좋아진 경우를 보면 얼마나 기쁜줄 몰라요. 아이들이 참 강해요. 절대 약하지 않아요. 절망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냅니다. 그런 아이들을 통해 제가 배웁니다.”

그는 겸손했다. “제가 과연 참사랑을 했나 싶어요. 앞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고통도 기쁨도 함께 나눠야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장애인들을 위한 의료 시설 확충 및 지원이 마련됐으면 해요.”

황씨는 아이들 이야기를 다룬 동화를 쓰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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