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공장’지기 노지향·권용석 부부 “함께 웃고 울고 구르며 힐링합시다”
‘행복공장’지기 노지향·권용석 부부 “함께 웃고 울고 구르며 힐링합시다”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3.02.15 13:09
  • 수정 2013-02-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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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성찰’ 모토로 커뮤니티 만들고, 치유센터 ‘내 안의 감옥’ 짓고

15년 전쯤 아내는 억압받는 이들의 한풀이를 통해 편안한 치유의 상태로 접어들게 하는 연극의 순기능에 매혹당한다. 비슷한 시기, 남편은 검사 업무의 격무 속에서 한번쯤 멈춰 서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비워내고 싶은 욕망을 품게 된다. 10여 년이 흐른 2009년 부부의 따로 또 같이 꿔온 꿈은 하나로 합쳐진다. 바로 ‘성찰’과 ‘나눔’ 두 개의 축으로 굴러가는 ㈔행복공장의 권용석(50) 이사장과 노지향(52) 상임이사 부부의 얘기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올해 결혼 25주년을 맞는 부부는 3월 개관을 목표로 강원도 홍천에 ‘내 안의 감옥’을 짓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감옥의 콘셉트를 성찰의 공간으로 바꾸는 시도란다. 

새로운 힐링 시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들 부부를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자리한 행복공장 수련장에서 만났다. 기자의 첫 번째 호기심은 왜 하필 ‘공장’과 ‘감옥’이냐는 것이다. 

격무에 지쳐가면서 힐링을 인생 목표로

 

“‘행복공장’이란 이름은 내가 지었어요. 당시 ‘공장’은 이제는 대량생산이나 착취보다는 향수의 이미지로 남은 말이란 생각을 했고, 행복을 힘차게 같이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강했어요. 우리 회원들끼리 포괄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자는 의미라고 공감했어요.”(노지향)

노씨는 “행복공장은 순수하게 뜻을 같이하는 개인 후원자들의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하루도 굴러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천의 ‘내 안의 감옥’ 역시 이들 부부가 대부분 비용을 댔지만, 회원들도 5억원이란 거금을 모아줬다. 행복공장의 주요 사업은 고유의 감옥 체험 성찰 프로그램 ‘프리즌 스테이’(prison stay) 외에도 재소자들을 위한 예술치유 및 사회정착 지원사업, 탈북자·다문화 가정,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연극교실과 법률 지원사업, 캄보디아 빈민을 위한 교육과 경제자립 지원사업 등에 걸쳐 있다. 호인수·김영욱 신부, 전남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새날을 여는 청소년 쉼터’ 김은녕 목사, 김진한·황선기 변호사, 김석만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영화배우 박중훈씨 등 회원층도 다양하다.

“왜 하필 감옥이냐고요? 감옥이야말로 절대고독 속에서 나와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만일 내가 갑자기 내일 죽게 된다면 그동안 이토록 잘못을 많이 저지르고 살아왔는데, 그런 내 삶은 무엇이지?’ 하는 고민이 더해졌어요. 죄에 대한 성찰 없이 삶을 마치게 된다면 나 자신에게 제일 미안할 것이고, 가족, 지인, 사회에 미안하겠죠. 스스로의 비겁함이나 나태함, 상처를 준 것 등에 대해서요. 마지막에 죄책감으로 바쁘기보다는 인생 중간쯤 한번 내 죄를 깊숙이 되돌아보자는 생각이었죠. 이런 의미에서라면 스스로 감옥에 들어갈 명분은 충분하겠죠?”(권용석)

권씨는 90년대 후반 제주지검 근무 당시 공안·기획 업무를 맡아 1주에 100시간 이상을 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린 나머지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물론 자기자신과의 관계조차 스톱하고 싶을 정도로 자기통제에 위기를 느꼈고 그래서 멈추고 돌아보고 싶은 공간이 절실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교도소 독방에 단 며칠간이라도 스스로 갇히고 싶은 욕구를 느꼈을까. 이때부터 감옥과 성찰을 연결한 자기 치유의 방에 대한 꿈이 자라기 시작했다. 검사 생활 10년, 변호사 생활 10년이란 구체적인 기간을 투자해 꿈을 실현하자는 어렴풋한 계획도 세웠다. 비록 변호사 생활은 10년을 넘기고 있지만 1년간 휴직을 감행하며 ‘내 안의 감옥’ 프로젝트에 올인 중이다.

아내 노씨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공간’이란 부제가 붙은 극단 ‘해’의 대표다. 대학원 석사까지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박사과정에선 연극을 택했다. 연우무대 출신인 그의 연극인생 전환점은 1996년 찾아왔다. 방한한 브라질 출신의 교육연극 대가 아우구스토 보알의 워크숍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돼 그 이듬해 소외계층을 위한 치유연극을 기치로 극단 ‘해’를 창단했다.

 

2011년 3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내 안의 감옥’ 수련 모습. 공소장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비워내는 것이 핵심이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2011년 3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내 안의 감옥’ 수련 모습. 공소장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비워내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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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공장 제공
기지촌 여성 등 대상으로 치유연극 전개

“예술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제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는 데 힘을 느꼈고,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실감했어요. 치유연극은 치유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스스로의 얘기로 장면을 구성하고 수개월에 걸쳐 여러 차례 만나 관계를 맺어가면서 또 장면을 새로 구성하게 되죠.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도 정해진 대본 없이 진행되는 셈인데 공연이 끝나야만 최종 대본이 나온다고나 할까요. 치유연극에선 연기 자체가 자신의 삶이고, 또 자신의 삶 자체가 연기죠. 처음엔 두려워도 자신의 스토리를 꺼내놓고 보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기에 관객까지 공감하고 응원을 보내면 스스로의 고통의 무게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을 체감하죠. 이것은 또한 치유의 첫걸음이기도 합니다”(노지향).

노씨는 지난해 7월 경기 평택시 팽성국제교류센터에서 햇살사회복지회 주최로 ‘숙자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 감동을 선사했다. 안정리 일대 미군 기지에서 평생을 보낸 15명의 기지촌 출신 할머니들이 직접 배우로 분해 자신들의 삶을 무대 위에 풀어놓았다. 공연 전 석 달간 심리치료 연극 워크숍 ‘밝고 당당하게 살자!’를 거쳐 3주간 전문 배우의 지도를 받은 후였다. 공연이 끝난 후 배우이자 당사자였던 할머니들은 “(양공주 과거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 망설였지만, 1시간의 공연을 마친 지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하다”고 털어놓았다. 2011년 6월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이주 노동자들을 직접 무대에 올려 ‘우리 집에 왜 왔니’란 관객 참여형 연극을 선보였다. 2010년엔 영등포교도소 재소자 대상의 치유연극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무엇인가 바람직하지 않고 속상한 상황을 연극으로 만들어 그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관객에게 이런 상황을 한번 바꿔보자는 충동을 일으켜 연극 참여의 공간을 열어놓죠. 실제 내 삶에선 시도해볼 엄두가 나지 않던 일들도 가상의 연극이니까 부여잡고 울어보든 거세게 항의해보든 한번 해볼만 하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배우 당사자들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관객은 적극적 공감과 함께 그동안의 편견이 사라져감을 체감하게 됩니다. 사실 양공주나 재소자, 이주민 문제 등에 대해 보통 사람들은 팩트(fact)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연극을 보게 되면 그게 다가 아니란 걸 알게 되죠. 그런 불행도 당신의 책임, 이 정도로 막연한 통념 속에서 연극을 보다가 공감을 느끼면서 엄청나게 미안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사실 편견이 있으면 인간이 어떤 계층, 집단, 한 카테고리로 보이지 하나의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 집단이 부모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 하나의 순전한 개인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노지향)

노씨는 “연극을 통해 굳이 고발이나 대안 제시를 하려 하지 않는다”며 “소외계층을 범주화하면 공감 획득에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들을 나와 같은 동등한 사람으로, 구체적 인간으로 봐야 그 아픔에 동감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의 드라마가 최대한 살아나게 연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한다. 그의 공연을 빠짐없이 보는 남편 권씨는 “아내의 연극은 대학로 어떤 연극보다 재미있고 완전 감동”이라고 치켜세웠다.

성찰 이후의 삶, 우선순위 바뀐다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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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권씨는 검사 생활도 나름 행복하고 보람 있었다고 회고한다. 검사의 권한으로 빈틈 없는 조사를 해서 진실을 밝힌다든가 유죄인 경우에도 무조건 처벌보다는 정상참작의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검사의 행복한 특권이라는 것.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쉼 없이 일을 벌여왔다. 90년대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엔 출입기자, 수사관, 검찰청 직원과 함께 ‘사람사랑’ 모임을 만들어 결식아동과 조손가정을 도왔고, 제주지검 시절엔 ‘푸른회’를 만들어 보육원생을 후원했다. 검사의 입장에서 범죄를 분석할 때 개인의 악함 못지않게 큰 원인이 환경이란 것을 실감했고, 그 치유법은 예방법학적 차원에서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첫 단추는 “조금이라도 가진 자들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금의 ‘행복공장’으로 모여들게 됐다는 것이다.

6,7월쯤 개방될 ‘내 안의 감옥’ 프로그램을 일별하면 이들 부부의 라이프 스토리가 골고루 섞여 있다. 4박5일 프로그램의 첫 단추는 권씨의 기획으로 도입된 ‘입소자’ 스스로의 공소장 작성. 자신의 과거, 현재, 어쩌면 미래에 잘못을 저질러왔고 또 저지를 수 있다는 암묵적인 동의 속에서 각자의 일생에 대한 비공개 공소장을 쓰고, 수련 마지막 단계에서 스스로 판결을 내린다. 

“치유의 관점에선 일단 떠올리고 이를 스스로 인식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글로 써보면 더 객관화할 수 있고, 이걸 또 공개하면 한층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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