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 활용에서 그것이 본래 근원한 문화 원형이나 모티브를 발견하고 개발하는 작업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화 콘텐츠가 현대사회에서 갖는 가치를 다각적인 차원에서 재조명하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대사회적 맥락에서 새롭게 재창조해내는 작업이다. 즉 문화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지속적인 실천과 상호작용을 통해 내재적 가치가 변형되기도 하고 다시 만들어지는 지속적인 의미의 생성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문화는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다.

문화 콘텐츠의 기초 작업으로 스토리텔링은 구술문화가 그 출발점이 된다. 이 구술문화는 일정한 서사를 지니는 전설 등의 형태와 달리 화자의 상황과 청자의 반응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재창조되는 방식을 지닌다. 이는 게임을 비롯한 뉴미디어 방식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승자의 기록’으로서의 역사(History)가 아니라 ‘여성의 역사(Herstory)’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역사적으로 정치적 중심 인물이거나 경제사회적 주체로서 활동한 여성들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충분한 기록이나 다양한 관점의 해석이나 평가를 찾기 힘들다. 더구나 생활의 기반으로 지역의 역사를 구성하는 데 여성의 역사를 찾기는 더욱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역사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록해 놓지 않아서일 것이다. 남성 중심의 역사 기술서를 중심으로 역사를 이해해 왔기 때문이리라.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허스토리의 가능성과 콘텐츠 구성, 활용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유타국 공주였던 허황옥은 수로왕의 왕비였지만 김해에서는 허수로왕이라고 부른다. 가야에 새로운 문화와 문물을 도입해 다문화사회를 만든 이주 여성이자 아들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준 여성이다. 고구려와 백제의 건국에 발판을 마련한 진취적이고 지혜로운 소서노는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의 모델이다. 조선시대 문인이자 유교적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의식에 기초한 작품 활동을 했던 허난설헌은 선각자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문인으로 타고난 문재를 호방함으로 살려냈던 김호연재는 총 194편의 시를 남겼다. 여성의 한계와 가부장적 규율로 인한 억압감을 시로 풀어냈다. 조선시대 여성 성리학자 임윤지당은 당시 여성에게 금지 구역이었던 ‘보편적’ 지식세계에서 자신의 학문적 영역을 구축했다. 그녀의 학문은 일상적 여성성과 학문 주체로서의 남성성이 갈등하는 과정에서 구성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시대를 뛰어넘어 일생을 독립운동과 민족교육에 바친 김마리아 등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여성 선각자들은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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