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비전공자가 대다수인 재학생들이 총 21명의 작가 선정부터 포장, 보험, 운송, 카탈로그 제작까지 전시의 전 과정에 참여했다.
학생들이기에 섭외 과정도 재미있다. 홍대 인근 갤러리에서 우연히 최승익 작가의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었는데 때마침 최 작가가 현장에 있어서 그 자리에서 계약을 했다는 전희연(경영·10학번)씨. ‘운낭자상’의 김영랑 작가는 학생들의 열정과 취지에 동감해 섭외를 흔쾌히 승낙했다.
전시는 ‘현실’과 ‘꿈’ 두 주제로 나뉜다. 현실에서는 삶에서 마주하는 모순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대표 작품은 양철민의 ‘VIVIENNE WESTWOOD’다. 작가는 잡지책 광고 모델들의 무표정과 같은 정형화된 공식을 깨고자 사이즈가 작은 아동복을 입고 작품 속으로 들어갔다. 이밖에 88만원 세대의 모습을 담아낸 성태진의 ‘영웅본색’, 이의성의 ‘우유누수’는 현실을 유쾌한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한편 이날 이삼봉홀에서는 ‘당신의 문화상상력을 두드립니다’ 토크 콘서트가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엔 뮤지컬 배우 강효성, 작가 이인화 등 문화인 6명이 콘서트 멘토로 나섰다.
강연자들은 ‘문화콘텐츠와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현장 이야기’를 풀어냈다. 뮤지컬 배우에서 연출자로 변신한 강효성과 안무가 조기숙, 국악평론가 윤중강은 각기 다른 장르의 공연을 준비해 콘서트의 흥을 돋웠다. 작가 이인화, 영화감독 장항준, 문화정책가 손경년은 강연 시간 15분을 모두 ‘말’로 채웠다. 특히 장항준 감독은 특유의 입담으로 자신의 일대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 관객을 몰입시켰다. 문화정책가 손경년씨는 “학생들이 이론, 실습 훈련을 3주밖에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강연 소감을 밝혔다.
이 공연을 기획한 공연팀 학생대표 유안나씨는 “스펙 쌓기에 파묻혀 잠재된 창의력을 깨우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기획했다”며 “3주라는 시간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무사히 공연을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