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맞은 철학회 첫 여성 회장… 인문학 살리기에 앞장
“여성들, 삶에 상처 많아 스스로 이류시민화… 연대해 통념에 저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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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모든 것의 학문’(science of everything)으로 불리는 학문 중의 학문 ‘철학’, 근대 물질 자본주의의 광풍에 밀려 예전과 같은 신화적인 힘, 거대 담론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지라도 인간에 대한 성찰은 여전히 잠재적 위력을 지니고 있다. ‘여성’의 목소리를 더해 철학 본연의 힘을 복원시키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가고 있는 한국철학회 김혜숙(59·이화여대 철학과 교수·사진) 회장을 만났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철학회 사상 첫 여성 회장이 된 그는 줄곧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회장에 취임한 데 이어 10월 한국철학회, 국어국문학회, 영어영문학회, 중어중문학회, 한국종교학회, 한국언어학회 등 27개 학회가 참여해 출범한 한국인문학총연합회(인문총) 대표회장도 맡고 있다.

철학을 “인간이 가진 ‘반성’ 능력을 통해 ‘내가 스스로 삶을 어떻게 잘 구성해 생을 마감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고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학문”으로 규정하며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이 지니고 있는 치유의 힘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중국, 일본도 발간한 철학 소스북 우리만 없어

-1953년 전후의 황폐함을 딛고 결성된 한국철학회가 어느덧 환갑을 맞았다. 기념사업도 많을 것 같다.

“6월에 기념 학술대회가 예정돼 있지만, 그보다 더 다급한 것은 한국철학 영문 소스북을 발간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1960년대에, 이웃 일본만 해도 2011년 소스북을 발간해 영미권 대학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만 빠진 셈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이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해 당혹스럽다. 이밖에 2008년 세계철학대회로 중단됐던 한민족철학자연합대회를 올해 가을쯤 재개하고, 학회 영문 홈페이지와 홈페이지 내 철학사전 구축을 시도하려 한다. 특히 올해 8월 그리스에서 열릴 세계철학대회를 통해 동아시아 철학자 네트워크 구축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철학이 중국, 일본 등의 철학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동양철학은 한자권 문화에서 나왔기에 우리 철학도 크게 보면 이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철학은 화랑도정신, 원효·최치원·퇴계·율곡 사상, 선(禪) 사상 등을 사상적 뿌리로 해서 여전히 생성 중인 현대철학이기도 하다. 근대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기독교 문화가 중산층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서양 과학과 정치체제를 받아들였고, 그러면서 서양철학적 백그라운드를 가지게 됐다. 그래서 우리 문화 자체도 서양과 구분되는 동양문화라기보다는 여러 사상적 근원이 모여 있는 종합적 차원인 것이다. 한국 철학은 한국어로 이루어진 철학으로, 어떤 방향과 문제의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기에 여성철학도 기여하길 희망하고 있다. 더구나 여성철학회의 존재 자체는 아시아 지역에서 거의 유일해 중국, 일본 등의 여성 철학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여성철학, 세계철학사 재편해 어젠다 재설정 중

-오랜 세월 철학사에서 여성은 배제돼 왔다. 이런 맥락에 ‘여성’이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여성철학이 무슨 철학이냐는 폄하가 있었던 것도, 남성들이 집중해 왔던 추상적 학문에 여성이 발을 들여놓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서양철학에서 보편적 인간이란 남성이고,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는 ‘가장 최고의 삶은 관조하는 삶’이라 했는데, 자유롭지 못한 여성과 노예가 어떻게 이 최고의 삶을 만끽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여성철학은 일단은 남성 중심의 철학사를 부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인류의 철학사가 제대로 구성되려면 어떻게 다시 어젠다를 짜야 하는지 치열히 고민한다. 철학에 어떻게 여성의 삶을 끌어들이고 이를 철학화하느냐가 고민이다. 가령, 성폭력·성매매 현상에 대해, 그 심각성에 대해 여성 철학자들은 다른 사회학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얘기해야 한다. 인간 존재와 인간성 문제를 어떻게 연결시켜 해석하느냐, 그것이 핵심이다.”

-2008년 세계여성철학자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등 한국여성철학회 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오셨다.

“미국 유학을 끝내고 귀국한 80년대, 시대적으로 여성주의에 대한 관심이 컸다. 여성 커뮤니티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주를 이룬 것이 시집과 남편에 대한 불평이었다. 그래서 개인 차원에서 이럴 것이 아니라 유교 가부장 문화적 뿌리에서 파생된 것이니 이를 깊게 들여다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1993년 연구 모임을 만들어 조선실록 등과 함께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등 여성학적 관점에서 스터디를 했고, 이게 확장돼 1997년 공식적으로 한국여성철학회가 출범했다. 여성 철학자로서 그동안 느낀 것은 결혼의 유무와 상관없이 태생적으로 ‘여성’이기에 갖는 개인적 상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가족관계 속에서, 일하는 맥락 속에서 무엇을 하든 우선 남성에게 치이곤 한다. 삶의 긴급함에 있어 여성과 남성, 그 누가 감히 우선이라 말할 수 있는가. 이 ‘이류 시민’ 멘털리티(mentality·사고방식)를 여성들 스스로 내면화해 남성들에 대한 적대감이 있으면서도 남성들을 두려워하는, 원하지 않는 ‘노예의식’을 가지게 된다. ‘여자인 내가 뭐 그런 걸 해, (남자인) 당신 먼저 해’ 이런 식으로 말이다. 개인 혼자서 사회의 규범에 저항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여성철학회 등의 여성 유대 모임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알파걸 시대라 한다. 아직도 그런 규정이 유효하다고 보는가.

“남녀 공대의 예를 들어보자. 학부 때는 여자라기보다는 남자와 경쟁하는 동류 인간으로, ‘난 좀 특별한 여자’라는 의식이 강했을 것이다. 오히려 여성 정체성이 없다가 대학원, 사회를 거치며 동등한 줄 알았던 또래 남자 친구가 ‘왕’으로 대접해주는 문화를 접하며 전도된 관계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즉 여성이 우세한 관계는 어느 정도까지 가다 좌절을 겪게 돼 있다. 특히 연애와 결혼, 성추행 등에 노출되면서. 근래 일어났던 고대 의대 여학생의 성폭력 사건이 상징적이 아닌가. 엄친딸로 컸을 피해 여성은 남성 동료와 여행 가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꿈에도 생각 안 했을 것이다. 공부만 잘 하면 여성으로 사는 데 거침없었을 것 같았던 이 사회가 돌연 엄한 아버지의 얼굴을 하고 정색하며 그를 책망할 때 자신이 사는 이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 적나라하게 느꼈을 것이다.”

-저출산, 자살, 진보·보수 간 갈등, 묻지마 폭력 등 우리 사회는 중병을 앓고 있다.

“결국 교육에서 원인을 찾는다. 우린 아이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어떤 식으로 충족시키고 그 욕망이 좌절됐을 때 어떻게 할지, 스스로 어떻게 삶을 만들어갈지에 대해 얘기해준 적이 거의 없다. 교육은 스펙 쌓기 식의, 굉장한 외피 드러내기에 그쳤고, 역설적으로 우리는 교육을 ‘소외’시켰다. 교육은 우리 삶의 형성에 기여가 안 되고 겉돌면서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즉 좋은 교육이 좋은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별 상관없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해와 배려, 말로는 배우는 데 실천도 안 되고 심지어 생각조차도 안 해 뭔지도 모른다. ”

-새 정부는 과학기술 강국을 표방하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략된 것 같아 아쉽다.

“과학기술을 모르고 살긴 힘들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한 기술인지, 또 인간 삶을 변화시키려면 어떤 기술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다. 이것이 없으면 진정한 혁신도 없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삶을 가능케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더 이상 편리해질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는데, 이 ‘좋아짐’에도 분명히 한계는 있을 것이다. 사유의 과정이 생략된 기술 과잉 시대라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 이후 인간을 위한 기술,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 개념이 대두되긴 했는데, 지금 필요한 것은 패러다임을 바꿔줄 어떤 종류의 기술이다. 우리가 살 미래 세대가 어떤 세계인지 냉정히 그려봐야 한다. 멋진 신세계를 만들어놨는데 정작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다 우울증에 마약중독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학이 어디로 가야 하나에 대한 인문학적 바탕과 사유가 절실하다.”

교육, 생각의 힘 길러주고 답보다는 ‘물음’을 줘야

-평생 철학자로 살아오셨다. 철학의 매력은 무엇인가.

“대학 4학년 때 서양현대철학 과목을 수강하면서(그는 영문학도였다) 철학이 내 사유 방식과 잘 맞는다고 느꼈다. 사고의 엄밀성을 추구하는 측면에 매료됐다. 그러나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 없어 잡지사 기자로 취직했다. 어느 날 문득 직장 다니며 월급 받는 그런 삶을 생각하며 10년 후를 상상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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