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연간 취업자 수 증가는 43만7000명. 10년 만에 가장 많았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경제성장으로 창출된 일자리가 반도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임진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생겨난 45만 개 일자리 가운데 경제성장으로 새로 고용한 인원은 20만 명에 그쳤다”고 추산했다. 나머지 25만 개는 취약계층이 노동시장에 들어오면서 생긴 ‘생계형 일자리’라는 의미다. 특히 50대 여성들이 자녀 교육비 마련, 가계 빚 원리금 상환 등을 위해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적극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신규 일자리는 30만 개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엽 연구위원은 “고령층과 50대 여성, 자영업 베이비부머는 일자리의 질 악화로 고용 불만의 진원지로 둔갑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조차 불황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년층 취업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올해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인 구직 단념자나 취업 준비자, 니트족(직장도 없고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안 받는 실업자)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노사정의 이해가 얽힌 일자리 창출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성들을 위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발굴하고 근로환경 개선과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보험 확대와 취업교육 강화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