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대화 국제인증지도사 된 호정애, 이윤정, 이연미씨
비폭력대화 국제인증지도사 된 호정애, 이윤정, 이연미씨
  • 김희선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3.01.04 11:09
  • 수정 2013-01-04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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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가르치며 내가 가장 많이 달라져”
가족 간 갈등도 소통 통해 해결
억눌린 것 많은 여성들에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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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윤정, 이연미, 호정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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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은 아이가 아침에 10시가 돼도 안 일어난다. 엄마는 “왜 이렇게 게을러터지냐. 이래서 나중에 뭘 할거냐”로 대화를 시작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대화법은 아이를 오히려 공격적으로 만들어 소통을 차단하기 쉽다. 비폭력대화(NVC·NonViolent Communication)는 일어난 일을 관찰로 표현하라고 제안한다. ‘네가 아침에 10시가 되어서 일어나는 걸 보면’라고 관찰을 표현한 뒤에 ‘엄마는 마음이 불편해’라며 느낌을 말하고 ‘방학 동안 시간을 의미있게 쓰고, 시간 조절을 잘 하길 바라거든’으로 욕구와 부탁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같은 의미여도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가 고안한 이 대화법은 우리가 날 때부터 지닌 연민이 우러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구체적인 대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서 보급 중이다. 이 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호정애(52), 이윤정(48), 이연미(39)씨가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국제인증지도자 인정을 받았다. 국제인증지도자 인정으로 이제 이들은 국제무대에서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비폭력 대화는 느낌을 잘 바라보지 않고 어색해하는 남성들뿐만 아니라 억눌린 게 많았던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윤정씨는 “어린 시절부터 딸이라 참고 양보한 아내, 어머니들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보살피고 챙기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남편에게 눌려 살던 어머니는 자식에게 그것을 풀고 사춘기가 지나면 아이들이 어머니에게 다시 되갚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정씨는 비폭력대화를 가르치며 어느 할아버지가 미워서 밥도 안 해주던 할머니가 변화된 일을 가장 뿌듯해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미워서 밥도 밖에 나가 혼자 사 먹을 정도로 화가 많이 나 있었어요. 처음에는 굳어 있던 표정이 3주가 지나면서 할아버지와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원망의 원인을 스스로 알게 되며 변화하더군요. 할머니는 숙제처럼 밥을 했지만 그것이 할아버지와 다시 화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죠.”

이연미씨도 한 할머니의 일화를 소개했다. “비폭력 대화를 알게 된 딸이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어머니를 억지로 프로그램에 참여시켰어요. 70이 넘은 어머니는 딸이 말 좀 예쁘게 하라고 보냈다며 불평이 많으셨죠. ‘내가 살아온 세월은 비교할 수 없이 힘들었는데 좋은 세월 살고, 먹고사는 거 걱정없는 네가 무슨 불만이니’라며 타박하던 어머니가 강의 3주 후쯤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알게 됐어요. 힘들었던 삶에 대한 공감을 받고는 다음 강의에 오셨어요. 딸아이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잠을 못 이루고, 딸에게 전화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도 많이 힘들었지’라는 말을 하고 많이 우셨다더라고요. 오랜 시간 묵은 가족 간의 갈등이 해소되며 소통이 되고 서로 이해하게 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돼요.”

이들은 “비폭력 대화를 가르치며 내가 가장 혜택을 많이 보게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비폭력 대화를 통해 사춘기의 아이를 잘 길러내고, 자신이 비폭력적으로 살고 있는지 늘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특히 호정애씨는 지난 대선 이후 집안 식구들을 중재하느라 진땀을 뺐다. 호씨는 “진보 이야기만 나와도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는 아버지와 사회 변화에 관심이 많은 동생이 의절 사태까지 가자, 문경과 강원도를 오가며 비폭력대화로 화해를 시킬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들은 비폭력대화센터에서 강사로도 활동하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비폭력 대화를 실천하는 데 주력해왔다. 호정애씨는 공동육아 현장교육지원 전문가로 오래 활동했다. 그는 유아를 기르는 엄마와 교사에게 비폭력 대화를 전하려 애쓰고 있다. 이윤정씨는 부모 교육 전문가이다. 자녀와 소통이 단절된 가족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청소년상담사인 이연미씨는 법원 화해권고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비폭력대화로 갈등이 있는 사람들 간의 중재도 하고 있다.

새해에는 센터 차원에서 비폭력 대화의 사회 기여를 확대하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바른생활 교과서에 실린 비폭력 대화를 위한 교사용 교육자료를 만들어 동영상 등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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