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역사적·정서적으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수없이 외침을 받은 수난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한(恨)의 정서를 노래와 춤으로 승화시킨 점이 바로 그것이죠..”

‘우크라이나 문화 전도사’ 심실 ㈔우크라이나문화원 원장이 ‘문화, 사람이 최고의 문화다’를 주제로 ‘제5차 WIN 문화포럼’에서 특강을 했다.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 후원으로 20일 오전 11시 서초구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렸다.

여성 문화예술인 네트워크 ‘WIN문화포럼(Women & Culture In Network)’은 ㈔여성문화네트워크가주최하고 여성신문이 후원한다. 매년 시상하는 ‘올해의 여성 문화인상’과 연계해 여성 문화예술계 전반을 아우르며 여성 문화예술의 발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모임이다.

우리나라에 설립된 재외문화원 원장들은 자국에서 발령받은 공무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심실 원장은 우크라이나 사업차 왕래하던 한국인의 권유로 1999년 한국에 우크라이나 문화원을 설립했다. 그 자신 표현대로 “핸드백 하나 안 사고 외국 여행 한 번 안 간다”는 각오로 사비를 털어가면서 한국에 우크라이나 문화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BC 8~5세기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룬 비잔틴과 제노바문화가 살아있고 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많다. “90년대 초반 처음 우크라이나에 갔을 때 오페라 공연장을 방문했는데 허름한 차림의 한 노신사가 공연장 입구에서 진흙 묻은 운동화를 벗고 깨끗이 닦은 구두로 갈아 신는 모습을 보고 우크라이나가 보고 배울 것이 많은 문화강국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심 원장은 이화여대 장식미술과를 졸업하고, 에스콰이아 패션사업부 이사를 지낸 패션계의 실력자이기도 하다. 전국체전, 엑스포, 인쇄박람회 등 국가행사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벤트업체인 유니언커뮤니케이션즈를 이끌기도 했다.

문화에 대한 관심과 소양은 유년시절부터 자연스레 길렀다. 조선 고종의 아들 의친왕(義親王)이 살던 별궁의 정원으로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성락원에서 나고 자란 그와 형제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에게 가정교습을 받기도 했다. 성북동의 한국가구박물관도 심 원장의 친정에서 운영한다. 덕수궁과 경복궁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하는 것도 심 원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일이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 전통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이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진다면 문화 발전에도 엄청난 수확이 있을 것이다. 특히 남북 교류에도 조금씩 오솔길을 내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이 바로 여성이고 문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송년회를 겸한 이날 포럼에서는 비올리스트 이희영씨가 특별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첼리스트 강미사씨와 L. V. 베토벤의 ‘Viola & Cello Duo with two obligato Eyeglasses’를 협연한 그는 “음악만큼 좋은 애피타이저는 없다”며 “베토벤이 혈기왕성한 26세 청년일 때 친구를 위해 쓴 곡이다. 연말인데 아름다운 음악으로 친한 벗을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윤혜 회원은 김미경, 오채금, 노창섭, 명호종 씨와 함께 신나는 탭댄스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정혜 회원도 청아한 목소리로 이해인 수녀의 시 '또 한 해를 보내며'를 낭독해 세밑의 정취를 더했다.

제6차 WIN문화포럼은 2013년 2월 21일 오전 11시 서초구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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