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재 조화순 박영숙 등 130명 “여성운동 성과에 무임성차 말라”
경남지역 1299명 선언… 부마민주항쟁 피해자 “박 후보 사퇴해야”

원로 여성운동가 이효재씨, 조화순 목사, 박영숙 살림이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성계 인사 130명이 19일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여성대통령’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요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여성들의 고통과 투쟁에 참여한 적이 없는 박 후보가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자임하는 것은 여성운동의 역사와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일”이라며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우리가 기대하는 여성대통령이 아니다. 성평등사회를 만들고, 사회 약자를 배려하며, 소통에 기반한 여성적 리더십을 구현할 것이라는 어떤 작은 실마리나 희망도 발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20년 넘게 계속되는 동안 박 후보는 누구와 함께 있었나. 60% 가까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문제에 작은 관심이라도 보인 적이 있느냐. 15년 넘게 국회의원을 하면서 여성 권익을 위한 법안을 단 1건이라도 대표 발의한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헌법을 부정한 유신정권 평가에 침묵하고 퍼스트레이디로 유신정권에 기여한 것에 대한 뉘우침과 사과도 없다. 또 영남대 의료원, 육영재단의 실소유자로 부당해고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도 외면하고 있다”며 불통 리더십이 여성리더십과는 정반대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여성공약도 허술하고 빈약하다. 성평등 정책기구나 여성발전기본법, 성별영향평가 등 중요사안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지난 총선에선 여성을 30% 이상 공천하겠다고 해놓고 7%에 그쳤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성대통령’으로 준비한 게 없다”고 말했다.

여성계 인사들은 “새누리당은 박정희 정권이 기생관광, 기지촌 성매매로 여성들의 성을 착취한 과거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반여성적 세력”이라며 “여성을 위해 이렇다 할 법안을 만든 적이 없고, ‘여성대통령’을 내세우면서 당내에 여성정책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도 없다”고 일갈했다<기사 하단에 명단>.

경남지역 여성계 인사 1219명도 13일 ‘유권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감히 여성 대통령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임봉재 전 전국가톨릭농민회장, 이경희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김윤자 진해여성의전화 회장 등 여성운동가 20여 명은 이날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인권을 외면해온 후보가 ‘여성대통령’을 내세우고 여성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며 “여성대통령의 개혁적 이미지만 차용하려는 것은 명백한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는 부마민주항쟁 피해자인 최갑순 경남여성회 여성인권상담소장이 참석해 “박근혜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해 1979년 10월 부산·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다.

당시 경남대 3학년생이었던 최 소장은 “여학생 둘이서 남학생들을 설득해 4․19정신을 상징하는 3․5의거탑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외치려다 붙잡혀 잡혀갔다. 그 후 경남 전역에서 다 소집된 경찰, 위수령도 내리기 전에 들어온 군인들에게 수십 차례, 어쩌면 100차례도 넘게 성희롱, 성추행, 성고문을 당했다”고 오열했다. 이어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에 관련된 사람을 만났다고 말하면 풀어주겠다는 회유에 넘어가지 않자 지하실로 끌고 가 안대를 채우고, 옷을 벗기고 강간한다고 협박하면서 거짓 자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최 소장은 “그때 당신은 무엇을 했나. 유관순 언니가 비장하게 품고 펼친 태극기를 일본군 장교의 딸이 선거운동에 흔들 수 있나. 더 이상 태극기를 흔들지 마라. 그것이 더 이상 역사에 누를 끼치지 않는 길”이라며 “당신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조차 되어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선언 발표자 130명 명단

<원로>

이이효재 여성학자 / 조화순 목사 / 박영숙 살림이재단 이사장 / 길원옥 여성운동가 / 김복동 여성운동가 / 김인순 화가 / 나선정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총무 / 문선경 논지당 대표 / 박봉자 민간인학살유족회(한국전쟁유족회) 상임대표 / 안상님 목사 / 양요순 수녀·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 윤석남 페미니스트 미술작가 / 윤정옥 전 이화여대 교수 / 이철순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원장 / 정해숙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조순덕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최옥자 일월서각 대표

<1970년대 여성노동운동가>

김금자 원풍모방 노동조합 동지회 / 박순애 원풍모방 노동조합 동지회 / 박태연 전 YH 노동조합 / 신순애 전 청계피복 노동조합 / 양승화 원풍모방 노동조합 동지회 / 유옥순 전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 / 이총각 전 동일방직 노동조합 / 장현자 전 반도상사 노동조합 / 최순영 전 YH 노동조합 / 황선금 원풍모방 노동조합 동지회

<종교계>

강경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사무국장 / 김선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감사 / 김영 목사 / 김영미 수녀·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장 / 김은경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 / 김진희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 / 김주연 기독여민회 회장 /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지도위원장 /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 / 성명옥 대한예수교장로회 목사 / 손영희 새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감사 / 안미영 기독여성살림문화원 이사장 / 양은희 새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감사 / 오경길 수녀·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탈핵자연에너지위원회 대표 / 우정원 미리암이주여성센터 소장 / 유근숙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지역추진위원장 / 이문숙 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 / 이영자 수녀·가톨릭여성심리상담소장 / 임보라 향린교회 목사 / 임봉재 전 가톨릭농민회장 / 정태효 대한예수교장로회 목사 / 최금자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 / 한국염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

<여성계>

강경희 살림정치여성행동 운영위원 / 강인순 경남대 교수 / 고은광순 한의사 / 권김현영 국민대 강사 / 권은숙 충북여성연대 사무국장 / 김경영 경남여성회장 / 김미경 광주대 교수 / 김숙연 평우동우회장 / 김영란 인천여성회장 / 김영숙 체인지대구 상임대표 / 김인숙 변호사 / 김정민 강원여성연대 상임대표 / 김정화 부산여성사회교육원장 / 김주영 울산여성회장 / 김진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 /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인천지부장 /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 류명화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문미란 더체인지 이사장 / 박강의 연출가 / 박문숙 녹색환경운동 이사장 / 박미경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박민나 작가 / 박옥희 리앤박갤러리 대표 / 방송희 평우동우회 총무 / 배숙일 인권희망 강강술래 / 배외숙 이화민주동우회 사무국장 / 백미순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 / 서명숙 전 시사저널 편집장 / 서진옥 재활용예술가 / 석명옥 요양보호사 /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 / 신영숙 새움터 대표 / 안진 전남대 교수 / 오미덕 광주참여자치21 사무처장 / 오성숙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장 / 왕인순 요가이완연구소장 / 원민경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성매매방지팀장 / 유경희 생기랑마음달풀 연구소장 / 유시주 희망제작소 이사 / 유연희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 유영란 부산여성회 명예대표 / 유지나 동국대 교수 / 윤김정숙 포항시민행동 / 윤미향 여성운동가 / 윤정숙 전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 이경옥 창원여성살림공동체 대표 / 이남희 한국여성연구소장 / 이덕희 명상센터 공감 대표 / 이례교 인천시민정치행동 공동대표 / 이유명호 한의사 / 이은경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사회정책팀장 /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 / 이정순 대전평화여성회 공동대표 / 이정희 한국파트너십연구소 연구원 / 이제윤 과천요가아카데미 원장 / 이진옥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 / 이혜경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 이혜란 여성문화예술기획가 / 이화영 의사·인권의학연구소장 / 임선숙 변호사 / 임태숙 수의사·민청련동지회 여성정책위원 / 장윤경 갈등경영연구소장 / 장은숙 행복교육연대 상임대표 / 전순란 전 우리밀살리기운동 공동대표 / 정문자 전국여성노동조합 지도위원 / 정혜임 천안여성회장 / 정희진 서울시 지정 여성학 전문강사 / 최경숙 병원노동자 희망터 소장 / 최상림 전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최옥자 이화민주동우회 장학위원회장 / 최은순 광주참교육학부모회장 / 최정순 전 웅진홀딩스 인재개발원장 / 최정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사회정책연구원 /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국장 / 허성우 성공회대 실천여성학전공 교수 / 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 황경선 이화민주동우회장 / 황정아 전 광주여성노동자회장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