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게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이제 대기업들 중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펼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다. 결혼이주 여성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는 한국어·문화 교육부터 다양한 사업들이 마련돼 지원이 이뤄지는 중이다.

위기에 처한 이주 여성들에 대한 지원은 필수다. 포스코와 여성가족부가 함께 결혼이주 여성들의 한국 생활정보를 지원하는 ‘다누리 콜센터’는 개소 1년 만에 이용자가 2만 명을 넘어섰다.

이주 여성의 정체성을 찾고 다문화가족이 ‘친정’을 방문하는 사업도 인기리에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을 가장 처음 시작한 삼성생명은 2007년부터 한국여성재단과 ‘날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결혼이주 여성의 친정에 가족이 방문해 엄마와 아내의 나라를 경험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 남편들에게 ‘사위’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갖게 해 가족 기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주 여성들의 정착이 이뤄지며 초기 적응보다는 자립을 위한 기업의 지원도 요구됐다. 삼성그룹 삼성사회봉사단의 사회적기업 설립 계획에 따라 세워진 ‘글로벌투게더’는 각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수익사업을 전개하고 결혼이주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한다.

다문화가족의 아이들이 자라나며 교육문제가 불거지자 대안학교 등 교육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그리고 이주 여성이 데리고 온 아이들인 중도입국 청소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LG그룹은 다문화가정의 숨은 영재를 발굴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학교에서는 과학과 이중 언어 분야에 재능이 있지만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숨은 영재를 육성한다.

기업의 이러한 지원은 다문화가족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문제도 많다. 사회공헌 컨설팅 회사 라임글로브의 유인찬 사회공헌 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서 다문화는 하나의 트렌드”라며 “이주민의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들과 함께 살기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 정책은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유행처럼 다문화 가족 지원사업을 펼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공헌을 요구받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트렌드에 따라 다문화 지원사업을 벌이다 보니 단발성으로 지원금만 보내고 끝나는 것도 문제다. 6년째 ‘날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속가능경영센터의 이성천 부장은 “최근 사회공헌활동은 기업, NGO(비정부기구), 정부가 서로의 니즈(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발전하고 있다”며 “사회공헌활동 사업 내용에 대해 임직원과 경영진의 공감대가 이뤄지면 지속적으로 사업을 끌고가는 데 어려움이 적다”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방법을 찾아 추진하는 비법을 설명했다.

현실에서는 이주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인권 관련 프로그램에 나서려는 기업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주요 정책들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난영 군산여성의전화 부장은 “이주민들의 인권을 증진시키는 사업들은 중복·유사하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악의 상황만 막기보다는 예방적 차원의 지원이 현장에서는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