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영화제 피움, 최연소 해녀 김재연 등 수상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은 여성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자 2008년 제정됐다. 시상식에는 여성계와 문화계를 넘어선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서은경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는 “5회를 맞이하는 여성문화인상이 그동안 4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 모두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원 덕분”이라고 인사말을 했다. 방선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국 국장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단어로 창의, 창조, 감성, 소통, 평등 등의 단어를 꼽는데 그 용어들을 하나로 품어내는 것이 바로 여성”이라며 “성평등 문화정책을 위해 문화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격려했다.
최근 여성리더십을 조명한 책 ‘미즈 프레지던트’를 낸 김광웅 명지전문대학 총장도 “문화감성이 발달한 여성분들이 거대 담론, 이론, 체계를 다 섭렵해서 이 사회를 아름답게 꾸미는 데 앞장서 주시라”는 축사를 전했다. 전순옥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은 “여성들에게는 창조적 DNA가 있다”는 말로, 강은희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여성이 이끌어갈 21세기 소프트파워 시대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말로 축하의 말을 더했다. 이밖에도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 조기숙 이화여대 공연문화연구센터 소장, 성영남 교육지대 대표이사, 이수형 청현문화장학재단 이사장, 유은화 KBS PD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여성문화예술인 후원상은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을 개최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수상했다. 정춘숙 집행위원장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자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지만 어느덧 6회째”라는 소회를 밝혔다.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20대 여성 세 명이 모여 만든 벤처기업 독립출판사 ‘아띠봄’은 청강문화상을 받았다. 박영주 대표는 “지난 3년 골방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 ‘고양이달’ 창작에 몰두했다. 이제부터는 이 사회 젊은이들에게 콘텐츠의 위로 감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화예술특별상의 영예를 안은 여성주의 문화기획단체 ㈔문화세상 이프토피아의 최인숙 대표는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대한민국여성축제를 처음 기획해 올해로 10회째 치렀다”며 “여성주의 문화기획 분야가 경제적으로 힘들어 행사를 준비하며 속상한 일도 많았는데 격려하는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문화예술특별상을 수상한 평양예술단의 김신옥 단장은 “남북한이 갈라져 살아온 60여 년 세월만큼 탈북자가 남한에 적응하기는 참 힘들다. 따뜻하게 안아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문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여성에게 주어지는 신진여성문화인상은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로봇 공연 등 실험적인 무대연출로 공연의 새 지평을 연 김영순 연극연출가 ▲최연소 해녀로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김재연 해녀 ▲현대적 감각에 맞춰 작곡된 창작 국악곡을 연주하는 정민아 가야그머 ▲이주 여성과 가족을 다룬 영화 ‘바다를 건너온 엄마’로 성평등한 사회의식을 제고한 정연경 영화감독 ▲독창적인 안무로 무용의 저변 확대에 기여한 홍세희 안무가에게 돌아갔다.
김영순 연출은 “중간쯤 왔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출발선이다. 응원해 달라”고, 정연경 영화감독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영화인들의 대부분이 미혼인데,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 대한 격려 차원이라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재연 해녀는 “몸이 허락하는 한 더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제주 해녀가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홍세희 안무가는 “나 혼자 만족하는 춤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공감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축하 공연으로 공연장 분위기를 돋운 정민아 가야그머는 “국악은 옛것, 화석의 이미지가 강한데 지금의 대중문화라고 말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