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무관하게 시간 없어 힘들다” 난색
“여성 우습게 보느냐” 여성계 격앙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부각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대선 후보 초청 여성계 토론회 무산 위기의 주역이 됐다.

박 후보의 토론회 불참이 거의 확실해지면서 1998년 대선 때부터 여성단체들이 연대해 대선 후보들을 초청,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정책 토론회를 TV로 생중계했던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 정책 토론회’ 전통이 깨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처음엔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들어 일정을 연기하다가 최근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상 도저히 짬이 안 나 힘들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행사장에 가면 5분, 10분 투자해 사진 한 장 찍으면 효과가 나는데 한 시간 이상 한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고, 미리 시간을 투자해 스터디도 해야 하는 토론회는 비효율적 아니냐”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현 공동 여성본부장은 “우리로선 계속 후보께 토론회 말씀을 드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변 남성 인사들이 꿈쩍도 안 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당초 11월 말까지 토론회 데드라인을 제시했던 여성계는 당혹감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토론회 실무진 중 한 인사는 “한마디로 시간이 아까워 안 온다는 말 아니냐. ‘여성 대통령’ 선거 전략을 쓰면서 정작 여성은 우습게 보느냐”고 흥분했다. 이 인사는 “아예 처음부터 나올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냐”며 “성평등 토론회가 득표에 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모양인데, 여성을 대변하는 토론회가 어느 성씨 문중 모임만도 못하다는 얘기냐”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새누리당 선대위 여성 관계자들에게도 맹공을 퍼붓고 있다. “성평등 토론회가 이 정도로 무산 위기면 모두 총사퇴를 해서라도 성사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것.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정숙 회장은 “이번 토론회가 무산되면 다음 대선에서의 토론회도 그만큼 어려워져 어떻게든 성사시켜보려 했는데… 여성단체도, 여성 유권자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박근혜 후보의 불참이 확실해지면 여성단체 공동으로 항의 성명을 낼 것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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