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두고 카페나 차려볼까? “꿈 깨세요!”

수백 곳의 카페가 경쟁하고 있는 홍대 앞을 비롯해 상수동, 동교동, 연남동 지역은 커피 전쟁을 방불케 한다. 동교동에 위치한 이미(imi) 카페를 운영하는 이승림(30)씨는 자신의 카페를 “빛나는 빚덩어리”라고 했다. 일본에서 3년간 제빵 공부를 한 그는 카페 창업을 준비하던 친형 이림(32)씨와 함께 1년6개월 전 카페를 열었다. 지금은 특별한 맛의 케이크와 커피로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첫 1년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1년간은 하루 14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하루 정도만 쉴 정도로 일을 해야 했다. 손님들에게 낯선 브런치 메뉴를 선보였다가 손해만 본 일도 있고, 손님을 접대하다 보면 내 감정과 무관하게 항상 웃어야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페 창업을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보지만, 직원들 월급날과 카드 결제일이 다가올 때 사장이 얼마나 속이 타는지 알면 ‘카페나 차려볼까’라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카페가 여유로우면 카페 주인은 병든다는 말처럼 커피와 케이크 맛은 물론, 서비스와 인테리어도 갖춰야 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과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도 있어야 카페 유지를 넘어 흑자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씨는 “커피 수요가 늘고, 관심이 커지면서 공부하는 사람도 많고, 고객 입맛도 고급스러워진 만큼 커피 하나로 성공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며 “하루 15시간씩 서서 일할 각오를 하고, 쉬는 날에도 메뉴와 운영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다 남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져야만 손님들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경영 컨설턴트와 파생 상품 트레이더로 억대 연봉을 받다가 카페 창업을 했지만,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골목사장 분투기’의 저자 강동현씨는 책에서 자영업자들이 망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지적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일수록 임대료가 높고, 여기에 인건비와 부대 비용까지 합치면 매출 대비 수익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아하게 앉아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돈 버는 카페를 꿈꾸기에 앞서 강도 높은 노동시간과 과잉 경쟁으로 인한 경영난, 10명 중 8명이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의 현실부터 들여다봐야 한다는 카페 사장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