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닥쳐도 성평등이 최우선 과제
위기 닥쳐도 성평등이 최우선 과제
  • 정리=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2.11.16 10:56
  • 수정 2012-11-16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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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여성정책포럼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 왼쪽부터 안명옥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사회를 맡은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 정경원 한국외대 대외부총장, 김시홍 한국외대-현대경제연구원 EU센터 소장, 토마스 코즐로프스키 주한 EU 대표부 대사.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dosage for cialis diabetes in males cialis prescription dosage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한·EU 여성정책포럼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 왼쪽부터 안명옥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사회를 맡은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장, 정경원 한국외대 대외부총장, 김시홍 한국외대-현대경제연구원 EU센터 소장, 토마스 코즐로프스키 주한 EU 대표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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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차인순(이하 차)=유럽연합(EU)과 한국은 성평등 실천전략이나 우선 과제가 외형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왜 극심한 성별 격차 현상이 지속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유럽과 달리 왜 성평등이 기본 가치이자 우선적 가치로 지위를 부여받지 못할까. 법과 정책, 예산문제에서 바라봐야 한다. 우선 성평등 실현의 문제가 EU 조약법 2조처럼 공동체의 목표이자 성 주류화를 동반해야 한다는 인식에 도달하지 못했다. 여성발전기본법이나 기타 개별법에도 이 같은 정의가 없다. 또 압축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성평등 정책의 기반이 되는 성평등 가치 인식이 지체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난 것도 한 요인이다.

김형준(이하 김형)=매년 스웨덴에 가는데 “한국에서 왔다”면 인상을 찌푸린다. 스웨덴이 복지국가로 알려져 한국인이 너무 많이 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묻지 않는다더라. 스웨덴은 1930〜70년 1차 복지제도를 여야, 진보·보수의 대타협을 통해 완성시켰다. 복지는 이념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지제도는 특히 고속 압축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성평등 국가 3대 핵심 과제

김인숙(이하 김인)=우리 사회는 성평등 이해도가 떨어지고 그만큼 백러시가 심하다. 성평등정책은 여성전용정책이거나 가족정책, 모성보호정책으로 어긋나 있다. 복지국가로 가는 핵심 단계는 민주주의다. 성평등은 민주주의와 같이 가야 한다. 성평등 국가는 성평등이라는 가치와 철학에 근거한 국가 운영원리를 세우는 문제다. 곧 성평등 국가의 실현은 국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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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최금숙(이하 최)=유럽과 미국은 최근 10년간 성평등 정책을 발전시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성평등은 여성문제가 아니다. 남녀의 문제이자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인 것이다.

유성희(이하 유)=예전에는 양성평등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성평등이다. 여성도, 남성도 고민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만 여성이 얘기하기 때문에 일부 남성들은 방어적이다. 남성들에게 “당신에게 여성은 무엇이냐” “아내란 존재는 무엇이냐” “인간으로 남녀가 같이 산다는 것은 무엇이냐”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일상에서 계속 던져야 한다. 성평등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남성 스스로 인식하고 인정하게 만드는 생활운동을 벌여야 된다. 지방자치 전에 ‘집안자치’가 돼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자치가 잘 이뤄져야 지방자치가 되고, 그래야 성평등 국가가 실현된다.

비정규직 노동 현실 바꾸자

최=성평등 국가로 가려면 우선 해결해야 할 3대 핵심 과제가 있다. 여성 대표성, 여성 비정규직, 일·가정 양립 문제다. 현재 여성 차관이 단 한 명도 없다. 여성 장관도 2명뿐이다. 차관 한 명도 없는 국가가 성평등을 말할 수 있나, 헌법에서 양성평등을 논할 수 있나. 심지어 국장으로 키운 여성이 있는데도 차관 자리에 남성을 앉히려고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장관 절반, 차관 절반은 전략적이지 않다. 외국은 장관 1명, 차관 2명 중 1명은 반드시 여성으로 하는 임용목표제를 두기도 한다. 차기 정부는 장·차관 임명 시 여성임용목표제를 도입해 장관이 남성이면 차관은 여성으로 해야 한다. 여성 차관이 40% 이상 임명돼야 한다. 부총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는데 여성 부총리를 두는 국가들에 주목하자. 총리가 남성이면 부총리는 여성으로 임명해야 한다.

고위 공무원으로 여성을 중용하고, 정부위원회에 여성이 40%는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공기관 여성임원 임용목표제도 도입해야 한다.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3개 연구원 중 여성 원장은 2명뿐이다. 노르웨이에는 사기업 임원을 40% 이상으로 강제하는 법률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성 시 양성 대표성이 확보돼야 한다. 비정규직 여성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되고, 남성 육아휴직도 확대돼야 한다. 돌봄노동 종사자들의 임금이 아주 적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사례별로 실효성 있게 제시해 남녀 임금격차를 줄여 여성의 지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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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차=정책을 추진할 때 부처 간 장벽이 있고 통합돼 있지 않다. 부처 이기주의를 넘어 영토전쟁 수준이다. 성인지 예산제도는 기획재정부 소관인데 제대로 운용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여성가족부에 역할을 넘기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이 소관 부처가 아니라 법무부 산하 범죄피해자보호기금에서 운용된다. 여성부가 사업 개발에 적극 나서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도 예비심사권이 아닌 법제사법위원회에 심사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이다. 법무부와 기재부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수년째 방관하고 있다. 힘 있는 부처, 힘 없는 부처라는 위계적 인식은 성평등 관점의 통합을 어렵게 한다.

아동·여성·가족 분야의 예산 역시 적다. 국가재정운용계획(2012〜2016)을 보면 보건복지·고용분야 평균 증가율이 5.1%이지만 보육·여성·가족분야 예산 증가율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김인=일·가정 양립정책에서 이제는 일·생활 균형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선 남성들의 노동시간부터 단축해야 한다. 점심시간 유급화, 전국민안식년제를 제안했는데 주변 반응이 꽤 좋다.

유=성평등 국가 로드맵에 지역을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지역에 가면 일부 공무원과 지방의원들은 의식이 정말 형편없다. 의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이 의무화돼야 하고, 의원 평가제 점수로 포함돼야 한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빨리 교육시키면 취업률이 올라간다. 취업의 기본 교육보다 경력단절 여성의 재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취약 계층의 취업교육이 약해졌다. 취약 계층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방자치단체들이 더욱 고민해야 한다. 돌봄노동을 사적 영역이 아닌 공적 영역으로 가져가야 전문직 여성들의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다. 보육시설들이 더 전문화돼야 한다. 지방에 사는 여성들도 보육에 어려움이 없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분노만으로 세상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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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김형=성평등 국가 로드맵 토론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분노하고 한편으론 저항하고 싶어진다. “분노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여성운동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말에 공감한다. 성평등 로드맵은 5~10년 내 대한민국이 처할 통치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는 만들 수 없다. 길을 만들 때 자갈밭인지 모래밭인지, 진흙밭인지 알아야 하는 이치와 같다. 그냥 로드맵을 만들면 로드맵을 위한 로드맵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년 이후 5년 동안 ‘퍼펙트 스톰’(초강력 태풍)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걱정스럽다. 경제, 국제관계에서 혹독한 위기가 올 텐데 이런 위기 속에서 성평등 국가를 국가 어젠다로 부각하는 데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 170여 가지의 공약이 나오는데 국민은 기억도 못 한다. 여성 대통령이 되든, 남성 대통령이 되든 대한민국을 위해 성평등 국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성평등 국가를 위한 핵심 과제는 여야나 진보-보수를 넘어 후보들에게 반드시 족쇄를 채워야 한다.

그런데 복지만 가지고 정책 접근을 하면 100% 실패한다. 복지·교육·행정·지방자치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여성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복지·행정 문제가 다 같이 갈 수 있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김인=여성정치할당제가 도입될 때 지역에서 반발이 크지 않았다. 그만큼 정치·행정 분야가 뒤떨어져 있었다. 여성 정치인과 공무원 진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시의 여성 합격률이나 시험으로 선발되는 교사와 공무원 합격률이 높기 때문에 성평등이 이뤄졌다는 착시현상도 나타났다. 할당제에 대한 반발도 있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지역구 여성 15% 의무공천 할당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반발을 보며 숫자가 오해를 부른다는 사실에 놀랐다. 할당제라는 적극적 조치가 마치 여성에 대한 특혜, 남성에 대한 상대적 폐해로 여겨지더라. 여성의 낙후된 환경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최소한의 동의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성평등의 가치로서 사회적 승인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성할당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제도뿐 아니라 사회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 성평등에 대한 논의 속에서 할당제가 가지는 논리적 한계를 넘어선 대안을 찾아야 한다. 프랑스의 남녀동수제 도입 당시의 논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19대 국회의 여성 비율은 15.7%에 불과하다. 각 당이 지역구 30% 공천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18대 국회의 여성 비율이 13.7%였던 데 비하면 약간 늘었지만 남녀 격차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여성 대표성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여성 정치인을 기르려면 여성들이 도의회, 시의회, 구의회 등에 진출해 실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정치영역에서 성차별이 없도록 적극적 조치를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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