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 주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2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장관상인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의 영예는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이끌고 있는 서수민 PD가,  ‘여성문화예술인 후원상’은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이 안았다. ‘문화예술특별상’은 여성주의 문화기획 단체 ㈔문화세상 이프토피아와 북한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던 북한이탈 주민들이 주축이 된 평양예술단이, ‘청강문화상’은 독립출판사 ㈜아띠봄이 받는다. 두 회에 걸쳐 수상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는다. ‘신진 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한 김영순 공연 연출가, 김재연 해녀, 정민아 가야그머, 정연경 영화연출가, 홍세희 안무가의 인터뷰는 다음 호에 이어진다. 시상식은 28일 오후 4시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다.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서수민 KBS ‘개그콘서트’ PD

예능 프로그램에 여성의 당당함 실었다

예능국 유일한 여성 PD로 시작해 간판 ‘개그콘서트’ PD까지

공감 코드와 토크 방식 도입13년 역사 개콘에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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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국 안에 여자 PD라고는 조연출인 저 하나밖에 없던 시절부터 18년이 지났네요. 고민도 많았고 힘든 순간도 많았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2012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수상자 서수민(40·사진) KBS ‘개그콘서트’ PD가 밝힌 수상 소감이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1999년 첫 방송을 시작해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 중 가장 장수하고 있는 KBS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서 PD가 수장을 맡은 2010년 이후 남성 중심의 개그 일색에서 벗어나 공감코드와 토크 방식 위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특히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는 구호를 남긴 ‘두 분 토론’과 개그우먼의 고충을 다룬 ‘희극 여배우들’ 등 여성적인 시선을 담은 코너들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개그 속 여성 캐릭터가 다변화되면서 정경미, 안영미, 강유미, 신보라, 김영희 등 스타 개그우먼들이 대거 배출되기도 했다.

-여전히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여성 연출가가 드물다.

“결혼 전에는 남자 흉내를 내며 남자보다 더 남자답게 일했다. ‘남자 같다’는 말을 칭찬으로 듣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서부터는 집안일과 육아를 버려둘 수 없었다.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다. 일에만 집중해도 되는 남자 동료들을 보면 때로는 부러운 마음도 든다. 결과적으로 내가 개콘을 맡으면서부터 ‘개그는 남성의 장르’라는 공식이 깨졌다는 것이 참 재밌다. 특별히 의식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서수민호(號)’가 출범한 이후 개콘의 변화를 자평한다면.

“톡톡 튀고 적극적인 개그맨들이지만 정작 자기 의견을 내거나 토론을 하는 것에는 익숙지 않더라. PD나 작가가 시키는 대로 받아 적고 고치는 것이 편하다는 거다. 개그맨들과 충분히 토론하고 대화하기 시작하면서 작지만 결정적인 변화들이 나왔다. 몸개그 중심이었던 코너들도 토크나 시사비평 등 ‘말이 되는’ 공감 개그들로 바뀌기 시작했다. 열등감이 있었던 김기열, 울렁증이 심했던 양상국, 슬럼프에 빠졌던 허경환, 열정이 적었던 김준현 등이 이런 과정에서 달라졌다. 나 만나고 잘된 친구들이다.(웃음)” 

-개그우먼들의 활약도 눈에 띄게 늘었다.

“기존의 개그에서 볼 수 있던 수동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내놔도 좋겠다, 개그우먼들의 목소리가 좀 더 커져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정경미를 위시한 개그우먼들이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이들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었다. 같이 엠티도 가고 찜질방도 갔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커지니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도 내고 무대에서도 활약하더라. 공연계에서도 인기 남자 개그맨을 내세운 코믹쇼가 전부였는데 최근에는 정경미, 안영미, 강유미, 김경미의 여성 4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립걸즈’도 나와 반가운 마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관한 멘토링 토크 콘서트 ‘신나는 언니들’ 무대에서 서수민 PD가 후배들에게 방송 PD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관한 멘토링 토크 콘서트 ‘신나는 언니들’ 무대에서 서수민 PD가 후배들에게 방송 PD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최근 KBS 퀴즈 프로그램 ‘1 대 100’에 출연해 우승한 것도 화제다. 우승 상금 5000만원을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사랑의 리퀘스트에 기부했다고 들었다.

“1등을 할 줄 알았다면 기부한다고 안 했을 거다.(웃음) 언론노조 KBS 본부 파업에 참여했을 당시 나를 대신해 프로그램을 맡아줬던 선배가 PD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이라 보은 차원에서 개그콘서트 출연진 100명과 함께 시원하게 한번 특집을 해주자는 생각에 참여했다. 사실 내부에서는 예산문제도 있고 하니 ‘우승하지 마라’는 농담이 나왔다. 우승을 하고 나서도 국장님 등 만나는 사람마다 ‘죄송합니다’ 사과하기 바빴다.

-개그콘서트의 청사진과 개인적인 포부는.

“우선은 개콘을 통해 많은 개그맨들이 날개를 달 수 있게끔 이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싶다. 최근에 개그맨들이 CF시장을 섭렵하는 등 개그가 대접받고 있다. 이런 풍토가 오래 지속될 수 있게 지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 ‘개콘에 머물겠다’는 개그맨들이 늘어날수록 개콘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극예술연구회 활동을 한 만큼 극을 만드는 작업에도 관심이 있다. 또 다른 코믹 장르이자 극의 요소도 갖춘 시트콤을 만들어 보고 싶다.”

여성문화예술인 후원상-여성인권영화제 ‘피움’

“영화로 여성폭력 고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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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에 1명꼴로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폭력으로 살해당하는 여성이 생기는 현실(2009~2011년 기준·한국여성의전화)에서도 여성폭력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여전히 낮다.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려왔다.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6회째 열리며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의 문제를 다룬 국내외 영화들을 상영해 왔다.

영화제는 나흘간 1개 영화관에서 30여 편이 상영되는 크지 않은 규모지만, 지지층은 탄탄하다. 거의 매회차의 영화들이 매진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계단과 통로에 보조석을 둬야 할 정도다. 올해 9월에 열린 6회 영화제에도 2000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정춘숙 집행위원장(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사진)은 “영화 전문가가 아닌 활동가들이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는데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영화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내년에는 한국여성의전화 30주년을 맞아 단체의 여성폭력 근절운동 30년 역사를 담겠다는 포부다.

영화제는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다. 상담과 사건 지원, 관련법률 제·개정 등으로 바쁜 일정에서도 활동가들은 밤잠과 퇴근을 반납하고 헌신적으로 일했다. 취지에 공감한 자원봉사자들의 참가도 적극적이다. 프로그램팀은 1회부터 영화제 일을 해온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으며 홍보팀과 이벤트팀도 모두 봉사자들로 꾸려지고 있다.

정 집행위원장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장을 보는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지기에 더 좋은 영화가 엄선되고, 진행되는 이벤트들의 진정성도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제는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건전한 시선을 가진 영화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여성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갖춘 신인 감독들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여성폭력 생존자들이나 피해자의 가족들을 위한 치유의 장으로도 기능한다.

특히 올해는 가정폭력으로 딸을 잃은 74세의 어머니가 영화제를 찾아 생생한 증언을 해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정 위원장은 “어머니는 이미 오랜 시간 가해자와 싸우고 법정에서 사느라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소진된 상태셨다. 이야기 할 장이 없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시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며 “지금은 다시 힘을 얻어 재판을 잘 이끌어 나가고 계신다”고 전했다.

낙후된 여성인권 문제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인 영화를 통해 알리는 여성인권영화제 ‘피움’이 내딛는 꾸준하고도 진정성 있는 걸음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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