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살리기 위해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선언의 처음부터 끝까지 “진보의 길이 우리가 살 길”이라 역설했다.  그는 “진보 엘리트들이 언론의 박수 속에 탈당 공세를 펴면 통합진보당은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리라 계산했을 것"이라며 "민중이 스스로 선택한 진보정치이기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 진실은 밝혀졌고 누명은 벗겨졌다"고 자신의 출마 당위성을 강조했다. 통진당에선 이날 민병렬 당대표 직무대행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 이 전 대표와의 '품격 있는 경쟁'을 예고했다. 통진당 후보들의 이번 대선 출마 선언은 신당권파의 이어지는 탈당으로 반쪽 정당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히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자민련 출신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25일 하루에 3명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변호사는 “국가정신, 국가기강, 안보질서"를 강조하며 법치국가를 들고 나왔다.

정치권은 이들 군소 후보들의 이어지는 대선 출마 선언에 표 계산에 분주하다. 보수 진영에 속하는 이건개 변호사의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표 잠식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진보 중도 진영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가선 얘기가 좀 다르다. 앞서 출마 선언을 한 강지원 변호사와 함께 통진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변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근혜 대 문재인 혹은 안철수 후보로 일 대 일 경쟁구도로 가거나, 박근혜 대 문재인과 안철수 3자 구도로 가거나 모두 50만~100만 표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7~21일 성인남녀 3천75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선후보 다자대결에서 이정희 전 대표는 3.6%, 강지원 변호사는 3.9%의 지지율을 얻은 만큼 3~5%의 지지율 잠식이 예상되기도 한다. 박빙이었던 15대 대선(김대중 대 이회창 후보)과 16대 대선(노무현 대 이회창 후보)에선 1∼2위의 득표율 격차가 각각 1.6% 포인트, 2.3% 포인트에 불과하기도 했다.

이들 군소 후보들이 대선 끝까지 갈지, 중도 포기 후 어떤 진영에 합류할 지가 대선 구도에 또 하나의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