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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포토저널리스트 제공
세계자연보전총회(World Conservation Congress·WCC)에 참석한 세계 환경전문가들의 관심이 ‘제주 해녀’에 집중됐다. 해녀들의 여성 중심적인 공동체 문화와 해양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고 관리하는 친환경적 조업 방식은 전통적인 지혜가 담긴 ‘매우 독특한 해양 관리법’의 실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여성거버넌스포럼(위원장 류현순)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담당 Lorena)과 함께 마련한 소셜이벤트에서는 제주 해녀들의 ‘토착적인 지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류현순 위원장은 “제주 해녀들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공존하는 지혜를 체득하고 있으며 서로 존중하는 가장 민주적인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왔다. 제주 여성들이 만든 토속적인 이 여성문화야말로 세계에 알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 보물이다”고 행사 취지를 말했다.

토론회에는 제주 해녀 김재연·홍경자·장귀순씨, 무속인 서순실씨, 포토저널리스트 브랜다 백순우씨가 참석했으며, 국내외 참가자 300명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제주 해녀들은 해녀 생활의 체험을 자신감 있게 이어갔다. “어릴 때부터 자맥질을 시작해 40년째 물질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바다를 개척하며 자연에 순응하며 물질을 해왔다” “한 달 평균 열흘에서 보름 물질한다” “바다는 우리의 직장으로 돈 모으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날만 밝으면 바다로 나갔다” “해녀들은 산소통 없이 호흡량 만큼만 작업을 하므로 많이 채취할 수 없다. 또 산란기 때는 따지 않고 자라도록 보호해준다. 저절로 자연을 보호하게 된다.”

해녀들은 청중의 질문에도 재치 있게 답을 했다. 바다에서 상어도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상어는 없고 돌고래는 만난다. 돌고래에게 뒤집어서 가라 그러면 줄지어 가던 돌고래들이 일제히 배를 뒤집어서 가는 모습도 보았다. 돌고래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 같다”고 했다.  왜 그 힘든 일을 여자들만 하는가, 남자도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제주는 남자가 귀하기 때문에 보호해야 하고, 내 남자에게 힘든 일 시키고 싶지 않다”고 ‘엄마 같은’ 답을 해 모두가 웃기도 했다.

청중석에 있던 중남미에서 온 남성 참가자는 “정말 감동했다”며 해녀들에게 바치는 노래를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으며, 라이베리아 여성부 장관도 발언을 자청해 “한국의 남자들은 자각하고 이 훌륭한 여성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거버넌스포럼 회원들은 오후 6시 30분 토론회 직전에 제주 토속 음식인 빙떡과 오메기떡을 동그란 ‘뻥튀기’ 과자를 접시 삼아 초록 깻잎과 함께 올려 제공했다. 참석자들은 접시까지 먹을 수 있는 ‘친환경’ 간식 아이디어라며 감탄했다. 이효재의 보자기 쇼는 화려한 색깔의 보자기가 스카프, 핸드백, 조끼, 모자, 백팩 등으로 변모해 가는 흥미로운 공연이 됐다. 또 허벅장단, 제주 무당춤, 해녀 춤 등 제주 토속 문화공연도 제주 여성들의 노동과 무속신앙을 ‘느끼게’  해주었다. 진금옥 교육홍보분과 위원장은 “여성문화를 세미나뿐 아니라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먹으며 오감을 통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자연의 회복력’을 주제로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일대에서 열린 WCC에는 175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이 몰려 역대 최대 규모, 동아시아 최초의 개최라는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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