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만남 뛰어넘어 리더들의 글로벌 네트워킹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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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부터 나흘간 전남 여수에서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여성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성가족부는 전라남도, 여수시와 함께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여수 엠블 호텔에서 ‘2012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를 개최했다. 전 세계 33개국 229명의 한인 여성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국내외 여성 리더들의 상호 교류 시간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글로벌 한민족 여성’이라는 주제로  분야별 네트워킹 시간과 기관 방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특히 한국인 최초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 정미령(68)씨, 중국 5대 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 지점장 이현선(53)씨 등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의 레지던트 이예린(32)씨,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유수 항공사의 라운지 디자인 등에 참여한 이선정(35)씨 등 차세대 여성 리더들의 참여도 많았다.

2001년 여성부 출범과 함께 발족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는 지난 2001년 한인 여성의 정체성 제고를 통한 세대 간·지역 간 연대 강화 및 정보 교류를 위해 시작됐다.

김명남 베르사유 미술대학 판화학과 교수 “한·불 잇는 징검다리 되고파”

 

“아티스트와 교육자로서 제 분야에만 정신을 쏟으며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었어요. 이제는 세계 한인 여성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그 분들의 삶을 함께 나누어야 할 때인 거죠.”

프랑스를 기반으로 회화, 판화, 설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명남(51) 베르사유 미술대학 판화학과 교수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한인 여성 간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제껏 한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또 다른 창을 통해, 세계를 보는 것은 마치 외도하는 것과 같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번 만남을 눈과 귀, 마음의 창까지 활짝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1993년 프랑스로 건너가 베르사유 미술대학에서 판화를 전공한 뒤, 현재는 베르사유 미술대학 판화학과 종신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제14회 프랑스 국제 판화 비엔날레 발 드와즈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는 등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작품 기증을 통해 한국 예술을 알리는 데도 적극 동참하고 있는 그는 “프랑스에는 한국 입양아 출신의 장관이 임명되는 등 언어만 뒷받침된다면 여성들도 해외에서 도전해볼 만하다”면서도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도 현재 이중 국적이 허용되지 않아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한인 여성이 많은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앞으로 제 본분을 살려 프랑스 미술교육의 동향을 생생히 고국에 알리고, 후학들에게 비전을 많이 제시하는 좋은 교육자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박향헌 로스앤젤레스 검찰청 검사 “후배 검사 배출에 보탬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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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미국 로스앤젤레스 검찰청에서 성폭력과 가정폭력 사건을 전담해 온 박향헌(49) 검사는 열일곱 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대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성공을 이룬 그는 이제는 한인 동포들이 보다 다양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10년 한국계 검사들의 모임인 미국 한인검사협회를 설립해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고, 내년엔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민 가정 자녀들은 문화 차이나 가정 형편 때문에 전문직을 꿈꾸면서도 그 꿈을 못 이루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여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각 분야 한인 전문가들이 멘토를 맡아 도움을 주고 있지요.”

박 검사는 사실 의사가 되기 위해 UC버클리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심리학에 빠졌고,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여성학도 공부했다. 2년간의 한인봉사회 대표를 거친 후 LA 검찰청 검사로 채용된 그는 “성범죄와 가정폭력 등 중범죄를 담당하며 심적으로 힘들 때도 많지만 내게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며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검사는 최근 불거진 한국의 성범죄자 처벌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미국에서는 성범죄 형량 자체가 높다.”며 “형기가 끝난 후에도 재범 소지가 있다면 심리학자와 교도관의 판단에 따라 출소할 수 없고, 출소 후에도 평생 매년 경찰서에 직접 방문해 어디서 살고 있는지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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