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JPG

미스코리아대회와 한판 전쟁이 시작됐다. 5월 22일 치러질 미스코

리아대회의 저격수는 둘. 하나는 5월1일 출간된 김신명숙씨의 〈미

스코리아대회를 폭파하라!(도서출판 이프 펴냄)〉. 또다른 하나는 5

월15일 문화일보홀에서 이프 문화기획단이 주최하는‘안티미스코리

아 페스티벌’. 둘의 목표는 하나. 미스코리아대회를 제대로 폭파시

키겠다는 것. 그리고 이건 절대 물리적인 폭파가 아니다. 심정적인

폭파다.

〈나쁜여자가 성공한다〉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라 올해초

엔 〈발굴 소설 허난설헌〉을 펴낸 김신명숙 씨의 〈미스코리아대

회를 폭파하라!〉는 과거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한 여자가, 최

근 자신을 배신한 남자에 대한 복수심으로 미스코리아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지만 결국엔 이런 대회가 우스꽝스럽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미스코리아 진의 왕관을 받는 순간 이 대회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는, 그런 줄거리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등장인

물들은 상당수 사실에 기반하고 있어 완전히 꾸며낸 건 아니다. 주

인공과 주위 등장인물들이 모두 실존 모델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페미니즘 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친언니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혹독

한 싸움을 치르고, 서서히 둘의 간격은 좁아진다. 그리고 결국엔 주

인공과 언니가 서로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이 해피엔딩은 미스코리아대회 주최측에서 보면 완전히 배신이다.

진의 왕관을 받은 주인공에게 사회자가 소감 한마디를 부탁하자 주

인공은 떠듬떠듬 말한다.“정말, 이 대회.. 웃기는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코미디에요...”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미스코리아대회가 우습다고 생각하

는 사람들이 벌이는 한바탕 축제가 될 것 같다. 페스티벌의 주제는

“if you are free.” 이프 문화이벤트 기획단 담당자 권혁란씨는

“그간 페미니스트들의 미인대회 반대운동이 못생긴 여자들의 미인

에 대한 질투쯤으로 우스꽝스럽게 비춰진데 대해 유감이었다”며

“대안적인 미인대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취지라고 밝힌다.

이 페스티벌은 그의 말처럼 대안적인 미인대회다. 그리고 절대 예

쁜 여자를 겨냥한 시비가 아니다. 여자들에게 정형화된 아름다움만

을 강요하는 우리사회 풍조를 개탄해온 사람들이 지금의 그릇된 풍

토에 경종을 울려보겠다는, 그런 심정으로 이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페스티벌 출전자들은 대략 확정됐다. 예심을 거쳐 최종 확정된 출전

자들은 30여명. 이들의 면면은 상당히 다채롭다. 연령은 10대에서 60

대까지 걸쳐있고 직업도 국회의원에서부터 교수, 기자, 화가, 소설가,

한의사, 학생 등 다양하다. 또 캐나다 국적도 있고 장애인인 경우도

있다. 출전 선수는 이미경 한나라당 의원, 손덕수 대구 효성여대 교

수, 한의사 고은광순씨, 소설가 이하천씨, 설치미술가 이불 씨, 한겨

레신문 김미경 기자, 시사저널 장영희 기자, 여성운동가 오순애씨,

캐나다 퍼포먼스 아티스트 트리샤씨, 여성주의 밴드 노허즈밴드 변

신시멘트귀신밴드, 정신대 할머니, 여성장애인 오정미 씨 등이다. 예

심에서 출전자들에게 적용한 유일한 심사기준은 얼마나 자신을 잘

표현하는가였다. 대회 당일 심사기준도 마찬가지. 미스코리아대회에

서 가장 중요하게 삼는 ‘치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날 대회 사회는 유지나 동국대 연극영화과 교수와 영화감독 변영

주씨가 맡는다.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이들은 조혜정 연대 교수, 연극

인 손숙씨와 박정자씨, 여성운동가 오숙희씨, 영화감독 이현승씨, 무

용가 홍신자씨, 문화평론가 김정란씨 등.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은

미스코리아대회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주최측은 밝힌

다.

'최진숙 기자'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