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정보센터 통해 파견되는 대체교사 전국 310명 불과…
서울 57명 제주 6명뿐 “정작 쓰고 싶을 땐 못 써”
어린이집 대체교사제가 시행 3년을 넘겼지만 구인난이 심각하고 처우가 열악해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대체교사가 턱없이 부족해 정작 필요할 땐 부르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여름휴가 시즌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반대로 3, 4월 신학기엔 어린이집 신청이 많지 않아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2009년 3월 시행된 대체교사제는 보육교사가 연차나 결혼으로 특별휴가를 사용할 경우 교사를 보내주는 제도다.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지원하며 최대 5일 파견 가능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자체 예산으로 대체교사를 채용해 어린이집에 보내준다. 보육정보센터를 통해 파견되는 대체교사는 월급제로 정부 지원 단가는 1인당 152만3000원이다. 대체교사 신청 건수는 2011년 2만1570건에 달했지만 실제 파견된 것은 1만3228건뿐이다. 올해 상반기 평균 채용 인원도 전국적으로 310여 명에 불과하다. 서울이 57명으로 가장 많다. 반면 제주도는 6명뿐이다.
보육교사가 5인 이하인 어린이집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장기근속자,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 순으로 보내준다. 주로 가정어린이집 파견이 많다. 서울 송파구 구립 가락본동어린이집 윤영란 원장은 “영세한 어린이집 위주로 파견되므로 급할 때 지원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아쉬워했다.
대체교사들은 근무 기간도 짧은데 급여도 낮다는 입장이다. 심선혜 공공운수노동조합 보육협의회 의장은 “가사도우미도 하루 8시간에 7만원을 준다. 보육교사가 이보다 낮다 보니 일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체교사 역할에 대한 명확한 합의도 필요하다. 잡무를 시키는 어린이집도 있어서다. 심 의장은 “하루짜리 대체교사를 채용하면서 교구 세척, 교구 정리 같은 어린이집에서 밀린 일을 시키는 곳도 있다. 일주일간 대체교사로 일하려고 4만5000원을 내고 건강검진을 받아야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도 예산 부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19만 명에 이르는 보육교사 수요를 못 맞춰 민원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보육사업기획과 관계자는 “여름휴가 때 교사를 더 채용하라는 지침을 보육정보센터에 내려보냈지만 두세 달 근무하려고 들어올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체교사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정규교사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만4세반, 만5세반은 교사 1명당 20명을 돌봐야 한다. 교사들은 “화장실 한 번 가려면 옆반 선생님에게 잠시 봐달라고 해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윤 원장은 특히 “비담임제를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많지 않다”며 “비담임이 보통 서무일을 함께 한다. 수업을 지원하고 담임교사가 연가나 휴가 갈 때 대체하는 역할이 우선돼야 한다. 인력을 더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