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55만 명 죽음의 행진, 이젠 멈추자
매해 55만 명 죽음의 행진, 이젠 멈추자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2.06.29 12:15
  • 수정 2012-06-29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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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는 성폭력 촉매제” 공감대… ‘젠더’ 기준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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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담장 위로 올라가려 하는데 한 명이 나를 발견하고 자신의 장비로 나를 내려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내 다리에 총을 쏘았다. 세 명의 사내들이 나를 질질 끌고 화장실로 데려가선 한 사내가 총으로 내 머리를 겨누는 동안 한 명이 나를 강간했다.”

2009년 기니아 치안군이 시민들의 평화시위를 진압하는 과정 중에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국제앰네스티에 증언한 내용이다. 이처럼 분쟁지역에 만연 중인 성폭력은 조직적으로 상대편을 제압하기 위한 하나의 전술로 악용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바나나 수출입 규제보다도 더 허술한 규제 아래 거래돼 군사정권, 반군세력에 제공되는 각종 무기들. 병사로 차출된 소년병까지도 무기를 들고 민가에 침입해 자신의 어머니뻘, 할머니뻘 되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있다. 때문에 7월 한 달간 전개될 유엔의 무기거래조약(Arms Trade Treatty·ATT) 체결을 위한 최종 협상 테이블에 쏠리는 세계 여성계의 시선이 뜨겁다. ATT는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25와도 밀접하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전 세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로부터 나온 아이디어로 2003년부터 시작된 ATT캠페인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국제앰네스티, 옥스팜 등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컨트롤암스(Control Arms)가 주도해왔다. 그 결과 2006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153개국 정부가 무기거래조약 개발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 네 차례의 준비회의를 거쳐 7월 최종 협상 단계로 들어간다.

이에 따라 사전 지원으로 지난 6월 27일 앰네스티 한국 지부와 여성평화외교포럼은 국내 서명 캠페인을 통해 모아진 9000여 명의 명단을 외교통상부 김성한 차관에게 전달했다(사진). 한국 측 활동가들은 ATT에 대한 한국 측의 명확한 기준 제시, 그간의 준비회의에서 규정한 ‘7(유엔에 등록된 각종 재래식 무기)+one(소형무기)+one(탄약)’ 원칙에 따른 포괄적 무기 범위 규정 등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촉구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여성평화외교포럼 이현숙 상임이사는 “우리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한국전쟁을 통해 전쟁 중 성폭력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만큼 한층 사명감을 가지고 최종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젠더’ 관점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이에 김 차관은 ‘성폭력’ 관련 기준을 넣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1분마다 1명이 무력분쟁과 무장폭력으로 살해당하고 있으며 매년 55만 명이 무기로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 현재 8억7500만 개의 소형무기가 존재하는 가운데 매년 800만 개의 소형무기와 120억 발의 총알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무기 수출 규모로는 전 세계 17위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ATT 온라인 서명 캠페인 ‘www.controlarms.org’(컨트롤암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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