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모습 다양해졌지만 미디어 속 여성은 여전히 주변인
기업 임원·고위급 공무원 여성 비율도 낮아

20여 년 전인 1991년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사랑이 뭐길래’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시는지? 이 드라마에는 권위적인 가부장의 모습이 나온다. 당시 우리 사회 전형적인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이었다. 여자는 집안일 잘하고, 남편 말에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식의 대사가 오고가는 장면을 보면서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구나’ 생각하며 안타까웠다. 호주제도, 즉 가부장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가부장제가 법제도화됐던 것이 호주제였는데, 그 제도의 폐지 법안이 2005년 3월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었다. 호주제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예컨대 어느 호주가 사망한 경우, 그 호주의 승계 순위가 남자 우선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즉 1순위는 사망한 호주의 자녀였고, 그중에서도 아들이 딸보다 선순위였으므로, 사망한 호주에게 성인 된 딸과 갓난아기인 아들이 있었다면, 법적으로 갓난아기인 아들이 성인 된 딸보다 선순위였던 것이다. 합리적이어야 할 법률이 맹목적인 가부장제적 사고를 기초로 하고 있으면서 1960년 1월부터 47년간이나 비판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었다는 것은 우리들의 법의식이 좀 더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반성을 하게 되는 점이다.

이제 호주제는 폐지됐고, 2008년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5년을 바라본다. 호주제 폐지 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 가부장적인 가족문화와 조직문화가 해소되고, 남성 우위의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마지 않았다.

호주제가 폐지돼 호적이 없어지고, 가족관계등록부로 대치된 지 수년이 지난 요즘은 어떨까? 양부모 가족, 한부모 가족, 미혼모 가족 등 가족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확대되어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가정 내 가부장적인 인식도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보이는 많은 부분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의 힘은 아빠이고, 엄마는 가족 구성원을 응원하는 헌신적인 지원자다. 드라마 속 워킹맘은 회사일 때문에 딸의 학교에 따라가지 못하고, 자식 걱정에 공모전을 포기한다. 회장이나 리더는 여전히 남성의 몫이고, 광고 속 여성 모델은 여전히 이상형의 여성 몸매에 치우쳐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뇌리에도 여전히 남녀 성역할을 비합리적으로 구분 짓게 할 것 같아 염려된다.

또한 실제 우리 사회에서도 가부장적인 문화는 여전하다. 정부 고위급 회의나 위원회 등에서 여성 리더의 비율은 매우 낮다. 심지어 여성 대표가 한 명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여성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포용이 필요하다. 다행히 한 세계적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비교한 결과, 전자의 경우가 기업 이윤이 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2만 달러 소득을 넘으려면 여성의 능력과 여성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곳곳에서 가부장제적 선입견 없이 여성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여성이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사회적 의식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여성 의원 비율, 공공부문의 여성 고위직 확대와 기업의 임원 증가 등 여성 진출의 확산이 있어야 할 것이고, 이것이 무엇보다도 국가와 가정과 남녀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제17회 여성주간을 맞는 지금, 진정한 양성평등의 내실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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