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개의 문’은 용산 참사의 실체를 다룬다.
영화 ‘두 개의 문’은 용산 참사의 실체를 다룬다.
‘용산 참사’에 대한 영화로서는 최초로 극장 개봉을 확정지은 ‘두 개의 문’(연출 김일란·홍지유, ㈜시네마달 배급)의 언론 시사가 있다는 소식에 찾아갔다. 공권력의 남용에 대한 고발 영화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하며, ‘왜 이 시점에 다시 용산의 기억을 소환하는가’ 궁금증도 일었다.

“유독가스와 화염에 싸여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은 생지옥과 비교될 정도였습니다.… ‘못 빠져나온 동료가 죽었겠구나’ ‘철거민 농성자도 상당히 죽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 화염 속에서도 임무 수행을 위해 들어간 우리 특공대가 언론에 매도되고 국민에 지탄 받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경찰특공대원의 진술 중에서)

스크린에 불이 들어오고 경찰특공대원들의 진술을 재연한 목소리가 상영관에 들려올 때쯤 의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영화는 사건의 원인을 추적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의 참담함을 대변하고자 한 것도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떠나, 슬픈 역사의 희생양이 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로하고자 만들어진 것일 게다.

경찰특공대는 망루로 진입하기 위해 처음 용산 남일당 옥상에 올랐을 때 두 개의 문과 마주한다. 이들이 어느 쪽으로 들어가야 망루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조차 모르고 우왕좌왕했다는 사실은, 작전 자체가 얼마나 성급하고 무리한 것이었는가를 방증한다.  

아픈 상처는 잘 기억돼야 잘 잊히기 때문일까. 영화는 잔인하리만치 치밀하게 용산 참사의 현장을 재구성한다. 칼라TV, 사자후TV 등 인터넷 방송의 영상에서부터 경찰의 채증 자료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성한 영상은 참사 현장과 법정을 직접 지켜보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화에서 유가족이나 생존 철거민들의 진술이나 내레이션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만을 사용해 이런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연출자와 철거민·희생자 목소리의 볼륨을 조금 낮춤으로써 감정적인 자극은 줄였지만, 대신 더 큰 설득력과 정서적 환기의 효과를 가져왔다.

‘두 개의 문’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블로그(blog.naver.com/2_doo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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